오피니언

'장르 넘는 문학 열정' 소설가 이청준타계


‘당신들의 천국’ ‘서편제’의 소설가 이청준(사진)씨가 31일 향년 68세로 영면했다. 지난해 폐암을 선고 받은 이씨는 그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워오다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약물치료를 받아왔다. 1939년 8월 전남 장흥 출신인 이씨는 광주 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 독문과에 진학했고 졸업을 앞둔 지난 1965년 단편 ‘퇴원’이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했다. 그는 ‘사상계’ ‘여원’ 등 잡지사에 다니며 ‘병신과 머저리’로 등단 2년 만인 1967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고 1969년에는 ‘매잡이’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일찌감치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당신들의 천국’ ‘이어도’ ‘자서전들 쓰십시다’ ‘남도 사람’ ’잔인한 도시’ ‘벌레 이야기’ ‘자유의 문’ ‘축제’ 등을 내놓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계속했다.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중앙문예대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인촌상 등 각종 문학상도 다수 수상했다. 그는 지난해 암 선고를 받고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도 신작을 발표해 지난해 11월에 작품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를 묶어내기도 했다. 그는 토속적 민간신앙의 세계, 산업사회에서의 인간소외와 지식인의 존재에 대한 해명, 전통적인 정서 등 다채로운 주제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형식면에서는 ‘나’라는 화자를 등장시켜 독자에게 또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격자소설 형식의 중층구조를 주로 사용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빚어냈다. 그의 문학은 장르를 넘나들며 소통하기도 했다. 고향 후배인 화가 김선두 중앙대 교수는 그의 소설 전체를 그림으로 형상화했으며 ‘석화촌’ ‘이어도’ ‘서편제’ ‘선학동 나그네(영화 천년학)’ ‘눈길’ ‘벌레 이야기(영화 밀양)’ ‘축제’ 등이 영화ㆍ드라마ㆍ연극으로 제작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남경자씨와 외동딸 이은지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14호실이다. (02)3410-6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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