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업의 본질·핵심성공요인 모르면 도태”/삼성「업 바로알기」열기

◎계열사별로 「업개념」 새로 정립/경영전략의 금과옥조로 삼아/「신경영」 4주년 맞아 보고예정/재계 내용에 큰 관심『최근 부도로 쓰러진 일부 그룹들은 주력업종의 기본업을 모르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다 화를 자초한 것이다. 업의 본질을 벗어나 사업을 벌이다가는 기업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삼성전자 A부사장) 『자동차는 그동안 기계 부품조립산업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전자·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부품(가격기준)으로 볼 때 전자전기의 비중이 현재 30%에 달하고 있으며 10년 안에 50%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것이 과연 자동차산업인지, 전자산업인지 모호해진다. 그때 가서는 전자반도체 기술이 없으면 자동차사업을 포기해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올지도 모른다.』(이건희 회장­임원특강에서) 삼성그룹에는 오는 7일 신경영선언 4주년을 맞아 계열사별로 「업」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이를 「경영전략」의 금과옥조로 삼기 위한 「업 바로세우기」 열기가 한창이다. 「업을 똑바로 알자」는 열기는 4일 사장단회의와 그 이후에 열릴 예정인 이건희 회장과 사장단·중역간 「업개념 정립 토론회」에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전자·물산·중공업·생명 등 전계열사는 이번 사장단회의에서 그동안 토의를 거쳐 확정한 ▲업의 개념과 본질 및 특성 ▲이에따른 앞으로의 경영전략 및 중요관리 포인트를 보고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룹관계자는 이와관련, 『신경영 4주년을 계기로 21세기 그룹경영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업개념을 정립하게 됐다』며 『그룹에서 영위하는 사업을 55개의 업으로 나눠 해당업종별로 업의 개념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에게 생소하고 다소 추상적인 업이란 개념은 이건희 회장이 만들어낸 독특한 경영용어다. 이는 모든 사업은 고유한 본질을 갖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사업의 본질과 시장에서의 핵심성공요인도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업을 제대로 정립했더라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게 재정립하지 않는다면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룹측의 지적이다. 예컨대 시계산업을 보자. 시계는 과거엔 정밀기계산업의 특성이 강했으나 최근 패션성과 장식성, 디지털 등 전자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설계에서 마케팅까지의 모든 경영도 이같은 업의 특성 변화에 따라야 한다. 이를 무시한 시계업체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사업별 업의 개념을 정립했다. ▲반도체는 타이밍과 스피드 기회선점, 인간미 있는 직장분위기 ▲유화·가전·브라운관 등은 정확한 시장수요 예측과 브랜드 품질 ▲건설 등 수주업은 발주처와의 끈끈한 인간관계와 신뢰유지 등이 업의 본질이라고 규정했다. 삼성이 업에 대한 개념정립을 하는 것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느때보다도 불투명, 흔들리지 않는 경영좌표를 바탕으로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경영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룹은 이를 계기로 업의 본질에 맞는 사업에 대해서는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그룹차원의 획일화된 관리를 지양, 개별사업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경영을 해나가는데 힘쓰기로 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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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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