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황우석 서울대교수

서울경제신문과 과학재단이 제정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제26회(5월) 수상자로 서울대 황우석(46)교수(수의과대)가 선정됐다. 黃교수는 지난 2월 복제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동물복제에 성공한 것은 영국·일본·미국·뉴질랜드에 이어 세계 5번째다. 동물 복제기술은 앞으로 생명과학·축산학·의학 등에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黃교수의 연구활동과 학문세계를 소개한다.『고맙다.』 지난 2월12일 복제송아지 영롱이가 태어났을 때 황우석교수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그 말에는 과거 수많은 실패와 가슴 졸였던 산고의 고통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영롱의」의 탄생은 黃교수를 하루아침에 스타로 만들었다. 그날 방송과 신문의 첫 기사는 대부분 「영롱이」였다. 온 국민의 환호 속에 태어난 「영롱이」는 오늘(25일) 백일 잔치를 맞는다. 43㎏의 연약했던(?) 몸무게도 이제 80㎏으로 당당해졌다. 외롭지도 않다. 3월에 태어난 복제 한우송아지(영롱이는 젖소다) 「진이」를 비롯해 오는 6월 또 다른 복제송아지가 태어난다. 올해만 서른 마리가 태어날 예정이다. 「영롱이 아버지」인 黃교수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아쉽게도 아버지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아버지는 그가 여섯 살때 돌아가셨다. 3남3녀중 5번째. 『정말 궁핍하게 살았다』고 黃교수는 고백한다. 그가 소와 평생 인연을 맺은 것도 「가난」때문이었다. 『중학교를 먼 대전으로 다녔습니다. 방학 때 고향에 돌아갔는데 소에 먹일 꼴을 베던 어머니께서 논에서 나오시더군요. 그때 어머니 발목이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어요. 거머리 때문이었죠.』 그날 그는 「이렇게 힘들게 소를 키우지 않게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때 일기를 보면 그같은 결심이 눈에 띤다. 전공을 주저없이 「수의학과」로 선택한 것도 그래서였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소의 항문에다 손을 넣어 내장을 검사하는 「직장 검사」는 미치도록 했죠. 지금까지 수십만번 했을 겁니다. 소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그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 논문 심사만을 남겨놓고 있을 때 갑자기 지도 교수가 돌아가셨다. 「졸업하면 교수 자리를 주겠다」는 약속도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졸업마저 2년을 늦춰야 했다. 졸업하고도 4년동안 시간 강사로 전전해야 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黃교수는 그 시절이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낮에는 대학에서 가르치고 밤에는 전국 방방곡곡의 농촌을 돌아다녔다. 병든 소를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농민의 아픔을 함께 하고 소와 같이 사는게 그의 인생이라고 믿었다. 그가 동물복제를 시작하게 된 것도 농민을 위해서였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갔을 겁니다. 평생 영롱이를 만들지 못했어도, 대학교수가 안 됐어도 수의사라는 길을 선택했을 겁니다. 지난 인생동안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黃교수가 영롱이의 탄생을 알리면서 『3년동안 우량소 2,000마리를 복제해 농가에 보급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쇼맨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黃교수를 아는 사람들은 고개를 젖는다. 그의 「농촌 사랑」을 알기 때문이다. 유명인이 된 지금도 그는 일주일에 세번씩은 밤늦도록 전국 농촌을 돌아다닌다. 남들 다 노는 주말이 그에게는 더 바쁜 시간이다. 지금도 그의 차는 소똥 냄새로 가득하다. 공기청정기를 달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농민들은 그를 「소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5,000년 역사 속에서 소는 우리 민족과 운명을 같이 했습니다. 소는 우리의 민족혼입니다. 축산업이 어렵다고 포기하면 우리 민족은 근본 없는 민족이 됩니다. 동물 복제도 우리소를 위해 쓰일 것입니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 황우석교수의 삶은 우리 농촌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국내 첫 복제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켜 유명해진 지금도 그는 밤늦도록 농가를 돌아다니며 병든 소를 치료하기에 바쁘다. ◇수상자 약력 53년 충남 부여군 생 77년 서울대 수의과대학 졸업 82년 서울대학원 임상수의학 박사 95년 대한수의학회 학술위원장 97년 서울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원장 86년~99년 서울대 교수 96년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부인 현재현(44)씨와의 사이에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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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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