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겉도는 국내 전자책시장] <중> 독자가 보는 전자책시장

"눈 피로감·콘텐츠 부족·비싼 가격… 전자책 활성화 가로막아"



"지금보다 가격 싸져야" 89%… "읽고 싶은 책 없었다" 71%
스마트폰·태블릿 대체 가능… 전용 단말기 이용도 부정적
경험자 70% "그래도 계속 이용"… 문학·장르소설·계발서順 선호


전자책 시장의 확산을 가로막는 큰 요인은 콘텐츠 부족과 화면으로 책을 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번거로운 이용절차와 비싼 가격에 대한 불만도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와 함께 전자책 시장의 현황과 향후 전망, 개선점 등을 살펴보기 위해 출판업계 종사자 112명을 포함한 3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남녀 비율은 55대45였고 20~40대가 93%(317명)로 전자책 주요 이용층을 대상으로 설문이 진행됐다.

◇89%가 "전자책 가격, 지금보다 싸져야" =응답자의 89%는 전자책 가격이 지금보다 싸져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전자책 가격은 종이책 가격의 평균 70%다. 응답자의 52%는 전자책의 적정 가격이 종이책의 50%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응답자(84%)는 최근 5년 사이 전자책을 처음으로 경험했고 46%는 최근 2년 내에 접했다. 이는 세계 최대 전자책 업체인 아마존의 전자책 매출이 종이책을 뛰어넘고 국내에서도 교보문고·인터파크 등 전자책 서점이 본격화하는 시점인 지난 2010년부터 전자책 이용층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전자책 서비스(아이북스 스토어)를 론칭하고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선보인 때이기도 하다.


전자책이 왜 활성화되지 않는 것 같냐는 질문에 화면을 통한 독서가 눈에 피로하다(24%)와 볼 만한 전자책이 없다(22%)는 이유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음은 이용절차가 번거롭고(15%), 가격이 비싸다(12%)는 것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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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구입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53%가 다양한 유무료 콘텐츠를 꼽았다. 71%의 응답자는 읽고 싶은 책이 서비스되지 않는 경우를 겪었다.

13% 정도만이 매주 1~2회 이상 전자책을 이용할 정도로 전자책 사용은 미미했다. 전자책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종이책이 더 익숙하고(62%), 눈이 피로해서(20%)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아마존의 '킨들' 같은 전자책 전용단말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쏟아졌다. 우선 기기를 보유한 사람이 전체의 20%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이 중 78%는 재구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51%)이고 그 다음은 종이책이 더 익숙해서(32%)였다. 기본적으로 국내 독자들이 전용단말기에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그래도 전자책 계속 이용" 70%=희망적인 결과도 함께 도출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전자책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답변과 앞으로도 계속 전자책을 이용할 계획이 있다는 답변이 같은 비율인 70%(241명)로 나왔다. 기기 하나에 많은 책을 담을 수 있고(51%),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읽을 수 있다(31%)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전자책 이용자로서 가장 선호하는 분야와 전자책 산업 측면에서 가장 어울리는 분야에 대한 질문에는 대체로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선호 분야는 소설이나 시·에세이 같은 문학이 25%로 가장 많았고 추리·로맨스·판타지 등 장르소설(14%)과 자기계발(13%)이 비슷한 지지를 받았다. 다음은 인문(9%), 경제경영(8%), 가정과 생활(7%) 순이었다.

하지만 전자책으로 가장 적합한 분야에서는 포함된 항목은 비슷하지만 순위와 비율이 크게 변했다. 먼저 장르소설이 전체 148명(20%)의 선택을 받으며 선호 분야 1위였던 문학(18%)을 제쳤다. 장르소설이 전자책의 가장 적합한 분야로 꼽히면서도 선호도에서 밀리는 것은 현재 읽을 만한 장르소설 콘텐츠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3위는 자기계발(14%)로 같지만 4위는 가정과 생활 분야가 13%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설문은 콘텐츠의 다양성이나 이용 편의성 등 이용조건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전자책보다 종이책 선호 경향이 높을 수밖에 없는 현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책 서비스 및 이용조건이 대폭 개선된다면 독서습관이 있는 독자들의 경우 경제성이 높은 정액제 중심의 전자책 이용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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