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27일] 정부, 먹거리 안전성 강화를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에서 정부가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지만 그 이면은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이 불러온 필연적 결과라는 데 이견이 없다. 축산물 안전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원료도 불투명한 중국산 가공축산물이 꼬리곰탕 등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값싸다는 이유로 군 급식에도 공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통상마찰의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개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값싼 축산물 원료를 구입해 비싼 가격으로 팔아 이익을 더 올리는 것이 경제적 논리에 맞다는 점에서 둔갑 판매 등 부정유통이 국내 축산물 유통시장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잘못된 경제논리를 방치한 것은 정부다. 부정유통이 성행할 수 있는 환경을 방치한 것도 정부다. 법적으로 단속이 이뤄지고 행정조치가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부정유통의 실제적 이익이 단속에 따른 불이익보다 커 근절효과를 애당초 기대할 수 없도록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산지표시 등 부정유통 단속이 이원화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유통 전 단계를 담당하고 유통 후 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일관성이 부족했다. 최종 행정조치 담당자인 지자체는 음식점을 포함해 판매점들이 여론주도층이라는 이유로 단속과 과태료 부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문제를 키워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 국회에서 농산물품질관리법을 개정, 소규모 음식점, 집단 급식점도 쇠고기 등 축산물 원산지표시제 표시대상에 포함시키고 유통 전단계의 단속일원화를 법제화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실행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높다. 단속인력도 부족하고 행정조치 담당자인 지자체의 무관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성을 지키기 위한 정부 의지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정부예산 집행 우선순위도 바꿔야 한다. 국민들은 생산이력제도의 올바른 시행, 실효성을 갖는 원산지표시제 단속 등이 정부에 대한 먹거리 신뢰를 되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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