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액 환자부담인 선택진료비를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 폐지하고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지난해 선택진료 비용을 진료항목별로 기존 20~100%에서 15~50%로 줄이는 방식으로 평균 35% 축소했다.
올해부터 2016년까지는 선택의사 지정 비율을 병원별로 기존 80%에서 진료과목별 30%로 대폭 줄이고, 2017년에는 환자 자신이 비용의 50%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건강보험 급여대상으로 전환하면서 비급여 선택진료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선택진료비는 상급병실료, 간병비와 함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3대 비급여’로 환자 자신이 전액 내야 해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골칫거리였다.
선택진료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진찰뿐 아니라, 입원, 검사, 마취, 방사선치료, 정신 요법, 처치수술, 한방의 부황이나 침 등 총 8가지 항목에서 선택진료 의사에게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 환자가 선택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병원 재직 의사 중에서 80% 범위에서 병원장이 선택진료 의사를 지정할 수 있었다. 전문의는 사실상 대부분 선택진료 의사가 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단 병원에 가면 환자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선택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환자로서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선택진료비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선택진료비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2014년 8월부터 선택진료비로 받을 수 있는 금액범위를 각각의 의료행위에 정해진 비용의 20~100%에서 15~50%로 낮췄다.
이를테면 이전까지는 어느 수술에서 마취비용이 10만원이라면 선택진료비 10만원을 합산해 환자는 총 20만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마취 선택진료의 산정비율이 100%에서 50%로 낮아져 환자는 총 15만원을 내면 된다.
선택진료를 둘러싸고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병원과 병원소속 의사들에게는 주요 수익원이다 보니, 민간병원뿐 아니라 국립의료기관마저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았는데도 선택진료비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실제로 복지부가 국립재활원을 상대로 감사한 결과, 2011년부터 2014년 5월 현재까지 국립재활원의 선택진료의사 4명은 학회 심포지엄 참석이나 운영위원회 출장, 휴가 등을 이유로 직접 환자를 보지 않고 동료 의사에게 대신 진료를 맡겼는데도, 선택진료비를 챙겼다가 걸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윤석준 고려대 교수팀에 따르면 2012년 10~12월 병원 진료경험이 있는 환자·보호자 5,343명을 대상으로 선택진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57.7%는 선택진료를 받았다. 11.6%는 선택진료를 받았는지조차 몰랐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의 83.1%는 선택진료를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정으로 반드시 거쳐야 했다.
선택진료 환자 대부분은 선택진료 의사를 스스로 고르지도 못했다. 59.1%는 자발적으로 선택했지만, 40.9%는 비자발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