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위기서 빛난 리더십

한진해운호 피랍 가능성 초유사태에 "안전 최우선" 비상상황실 진두지휘<br>김밥·샌드위치로 점심·저녁 때우며 침착한 대응으로 임직원 동요 막아


난생 처음 겪는 일에 당황했을 법도 했지만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고 결연했다. 한진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피랍됐을지도 모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국내 1위 해운사의 수장으로서 선원들의 안전만은 지키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는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하면서 위기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오너경영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21일 새벽 한진텐진호가 해적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한진해운의 비상대책 상황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오전5시께 비상 신호를 마지막으로 한진텐진호와는 통신이 두절된 터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현 상태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속도가 빠르고 크기도 커 해적의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여겨졌던 컨테이너선에 대한 공격이라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날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진차이나'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가던 중 보고를 받고 급히 차를 돌려 8시30분께 상황실로 들어선 최 회장은 어느 누구보다 침착했다. 비상대책상황실에서 자세한 보고를 받은 그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하나하나 대처해나갔다. 최 회장은 우선 동요하는 임직원들에게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상황을 처리해야 한다"며 "긴장하지 않으면 잘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는 본사 부장급 직원 두 명을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로 보내 상황에 협조하도록 했다. 또 선박과 선원의 관리를 맡고 있는 부산 한진SM과도 화상회의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공유했다. 최 회장은 늦은 오후9시께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상황실 내에서 김밥과 샌드위치로 점심ㆍ저녁 끼니를 때우고 임직원들과 함께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한진텐진호 선원 20명 전원이 무사하다는 정부 발표가 있은 뒤에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한진SM 대표에게 "무사해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선장에게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상황실이 해제된 22일에도 새벽 일찍 출근해 선원들의 건강과 선박의 현황, 향후 항해 스케줄 등을 직접 챙겼다고 한진해운 관계자는 전했다.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최 회장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침착한 대응이 큰 몫을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최 회장의 지시로 한진해운이 사전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었던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진해운은 평상시에 해적 피랍, 선박 충돌ㆍ좌초ㆍ화재 등 선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정하고 일년에 두 차례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위기상황 발생시 부산과 싱가포르 등을 화상회의로 연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고 사내 시스템에 위기관리 포털도 마련했다. 또 최근에는 위기관리커미티를 별도로 만들어 외부기관의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