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KIC "국민연금 일부 자산 운용 맡겨달라"

"납득할만한 성과부터"<br>국민연금측은 난색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국민연금의 자산 일부를 위탁 받아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IC는 지금처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만 위탁을 받는 방식으로는 투자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 보유자산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KIC의 메릴린치 투자실패 등을 문제 삼으며 난색을 보여 양측 간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4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KIC는 총 40조원(지난해 말 기준)에 이르는 국민연금 해외투자 자산의 일부를 위탁 받는 방안을 놓고 국민연금 측과 협의하고 있다. KIC와 재정부는 국민연금의 KIC 자산위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이미 있는 만큼 국민연금만 동의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행 KIC법 2조에는 "정부ㆍ한국은행 또는 '기금관리기본법'에 의한 기금(국민연금ㆍ우정사업본부 등)의 관리주체가 보유하는 자산의 운용을 한국투자공사가 맡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KIC의 지난 7월 말 현재 원금(장부상 기준)은 410억달러로 재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과 한은의 외환보유액에서 각각 210억달러와 200억달러를 위탁 받은 자금이다. 반면 지금까지 연기금이 KIC에 자산운용을 위탁한 사례는 없었다. KIC는 최근 메릴린치 투자실패 등의 문제가 불거져 위탁자산 확대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국민연금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재정부의 올해 KIC 위탁액은 당초 100억달러에서 국회의 반대로 50억달러로 급감한 데 이어 내년 위탁액도 100억달러 계획에서 '50억달러 위탁, 50억달러 국회 추후 승인'으로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그러나 국민연금 측은 "KIC가 먼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2007년 투자를 시작한 KIC의 연평균 누적 투자수익률은 8월 말 현재 3.98%에 그친다. 2008년 시작한 메릴린치 투자는 주가폭락과 배당금 추가 투자 실패 등으로 9월 현재 원금 20억달러에서 15억달러가량의 손실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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