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의 노동생산성에 비해 임금인상으로 인한 단위노동비용이 크게 늘어 기업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7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국내 제조업체의 노동생산성지수는 108.9로 작년 같은 기간의 105.7에 비해 3.0%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증가율(8.2%)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2001년 3분기(0.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처럼 노동생산성(산출량/노동투입량)이 하락한 것은 내수부진으로 산업생산이 위축된 반면 근로시간증가 등의 영향으로 노동투입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산업생산증가율은 5.8%로 지난해 4분기(9.4%)보다 큰 폭으로 둔화됐으나 노동투입량 증가율은 2.1%에서 2.6%로 높아졌다.
이처럼 노동생산성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시간당 임금상승률(명목임금/총근로시간)은 11.3%로 지난해 평균 상승률(13.2%)과 비슷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단위노동비용(산출량을 노동비용으로 나눈 것)은 전년동기대비 8.1%나 뛰었다.
이는 다시 말해 우리 경제가 노동투입량이나 임금상승분 만큼 산업생산이 늘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고(高)비용 저(低)효율 구조`가 고착화돼가고 있다는 얘기다. 산자부 관계자는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개선 범위내에서 합리적으로 임금인상률이 결정되도록 노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분기 업종별 노동생산성은 의복ㆍ모피(-9.3%), 출판ㆍ인쇄(-8.0%), 가구ㆍ기타제조 등 내수관련업종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의료ㆍ정밀ㆍ광학기기(14.5%), 영상ㆍ음향ㆍ통신장비(11.9%) 업종의 노동생산성은 큰 폭으로 늘었다. 중공업부문은 전년동기보다 4.5% 늘어나 지난해 4분기(6.7%)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내수비중이 큰 경공업부문은 3.3% 줄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