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국계 외국인 투자종목 사볼까

매매 잦은 유럽계 등과 달리 순매수 지속<br>가치주 위주 장기투자 선호 따라가볼 만<br>현대백화점·포스코·휴맥스·호남석화 등 관심


증시 조정이 장기화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가운데서도 미국계의 투자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계는 외국인 투자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다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유럽계 및 조세회피 지역의 투자가들과 달리 일관되게 순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가들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3,246억원 어치의 ‘사자’ 우위를 보였다. 증시가 박스권에 진입한 지난 1ㆍ2월 2조1,564억원 어치를 순매수, 지난 2004년 12월 이후 지난해 8월을 제외하면 줄곧 매수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미국계는 금감원이 국가별 외국인의 증시 투자 동향을 분석한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3조5,055억원을 순매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투자 비중 2위인 영국계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2,695억원, 5,914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조세회피지역에 위치한 케이먼 군도를 이용한 투자가들은 지난해 12월에는 2,70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올해 1~2월에는 7,577억원 어치를 순매수, 오락가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같은 투자 패턴의 차이는 미국계는 통상 중장기 뮤추얼 펀드와 연기금 등이 주축으로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반면 영국 등 유럽계는 몸집이 가벼워 공격적인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가라면 조정 장세의 방어주인 미국계 선호 종목을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이승국 BNP파리바 대표이사는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미국계 투자가는 대략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유럽쪽은 매매를 자주 하는 경향이 짙다”며 “미국계 선호 종목은 통상 실적 호전 및 가치주가 중심이고 수급상 하방 경직성이 있기 때문에 추종 매매한다고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미국계 투자가들이 5% 이상 신규 취득하거나 보유 지분을 늘린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22개, 코스닥시장 29개 등 총 51개(지난 24일 현재)에 정도이다. 이 달 들어서는 주로 현대백화점ㆍ전북은행ㆍ성신양회ㆍ신세계건설 등 내수 관련주를 주로 매수했다. 또 최근 적대적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이 불거진 포스코, 업황 부진에도 영업자산과 지분 가치가 부각되는 호남석유화학ㆍ롯데대산유화, 매년 40% 이상 영업이익 증가가 전망되는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매수했다. 코스닥종목에서는 반포텍ㆍ휴맥스ㆍ대덕GDSㆍ큐로컴ㆍ텔레칩스 등 정보기술(IT)주를 주로 매수했고, 엔터테인먼트주에서는 팬텀, 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티ㆍYBM시사닷컴 등도 사들였다. 하지만 “미국계는 모두 장기투자자라는 맹신도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KT&G를 공격하고 있는 아이칸-스틸파트너스 연합이 미국계 헤지펀드라는 데서 드러나듯 이들 역시 기본 원칙은 수익률 극대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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