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코레일과 한국의 미래가치

여기 오래된 골동품이 있다고 치자. 이 골동품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어림짐작해보거나 향후에 그 가치가 얼마만큼 더해질지를 예측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미래의 기업 가치를 예측해보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의 글로벌 100대 기업이 40년 후에도 생존할 확률은 겨우 4%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업의 가치 변화가 얼마나 극심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골동품보다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예측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모두 그렇듯이 필자 역시 어떻게 하면 코레일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코레일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누가 봐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속철도 건설부채를 떠안았고 설상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로 사용료를 부담하고 있어 열악한 재무구조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지난해 코레일이 안고 있는 부채와 적자가 운영상의 잘못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구 노력을 병행해야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청 조직에서 공기업으로 전환된 후 지난 2년여 동안 코레일은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경영정상화를 지상 목표로 삼고 과감하게 기업형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직원들이 수익과 비용 개념을 체득하게 하는 등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이런 노력 덕분에 적자를 대폭 줄이고 정부 경영평가에서도 꼴찌를 벗어났다. 이렇게 수치로 나타난 성과도 중요하지만 더 가치 있는 것은 직원들의 명예회복이다. 특히 코레일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인 명품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는 용산역세권 개발 하나만으로도 만년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남북철도를 연결하고 대륙으로 뻗어간다면 이에 따른 가치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낭만적으로만 보일 수 있는 ‘철의 실크로드’는 일거에 우리 경제의 숨통을 터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만주나 시베리아의 천연자원을 들여오고 또 여기를 거쳐 유럽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가장 경제적인 통로는 철도다. 바꿔 말하면 우리 철도가 곧 미래의 성장동력인 것이다. 용산역세권 개발로 대한민국의 면모를 바꾸고 ‘철의 실크로드’를 따라 대륙으로 달리는 날, 그때의 코레일은 우리나라의 미래가치까지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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