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종기지의 과학자들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하는 우리 과학도 8명의 조난과 구조 그리고 안타까운 사망소식을 접하면서 극지에서 펼치는 젊은 과학도들의 도전정신과 탐구열의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된다. 끝내 목숨을 잃고만 지진전문가를 꿈꾸었던 전재규 대원의 명복을 빌며 위험 속에서 살아남은 나머지 7명의 대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부존자원이 많은 곳으로서 이곳에 대한 연구의 결과는 장차 국익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세계 18개국에서 44개의 상주기지와 37개 하계기지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난 1988년 16번째로 세종기지를 설립했다. 세종기지 대원들은 국가대표 과학자요 탐험가로서,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세종기지에는 정부부처, 연구기관, 대학의 전문가로 구성된 15명의 연구진들이 1년 단위로 상주하면서 연구활동을 해왔으며, 1월부터 약 2개월간은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하계연구대를 추가로 파견하고 있다. 대원들은 그곳에서 혹한을 견디며 석유 등 주변의 광물자원 분포와 크릴 등 남빙양의 생물자원 생태를 연구ㆍ분석해 왔다. 우리나라는 세종기지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1989년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 지위를 획득했으며, 앞으로 남극부존자원 기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자료도 다량 축적하고 있다. 세종기지는 연간 운영비만 30억원 이상이 들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근무여건이 좋은 편이 아니다. 연구와 탐험에 가장 필수적인 장비로 인식되고 있는 쇄빙(碎氷)조사선 보유현황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남극에 기지를 보유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쇄빙선을 갖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러시아에 하루 1,800만원의 임차료를 지불하고 내빙(耐氷)조사선(유빙에 견딜 수 있는 연구선)을 임대해 쓰고 있는 형편이다. 해양부는 오는 2009년께 쇄빙선을 띄울 계획이라고 하나 가능하다면 좀더 서둘러야 할 것이다. 남극에 제2기지를 설치하는 문제도 면밀히 검토할 때가 됐다. 세종기지의 경우 접근 용이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됨으로써 남극대륙과 떨어진 킹 조지 섬(위치 남위 62?3`)에 건설돼 연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로라와 지구자기, 천문학, 빙하학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남위 70 이상인 고위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극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대륙이다. 그곳에서 젊은 과학자와 모험가들의 불굴의 의지로 연구와 탐험을 펼쳐지고 있다. 그들의 도전이 성공하도록 뒷받침을 하는 것은 정부와 국민의 몫이라는 것을 이번 사건은 새삼 일깨우고 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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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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