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신수와 변칙

제2보(13~22)


창하오의 흑15가 서반의 이채였다. 이 수는 반년 전에 중국의 콩지에 7단이 처음 시도한 이래 중국과 한국의 청소년 기사들이 이따금 실전에서 실험해 보고 있는 신수인데 그것을 창하오가 들고나온 것이었다. 19세의 최철한은 28세의 창하오가 신수를 들고나오자 조금 약이 올랐다. ‘나도 이미 연구를 다 마친 형태랍니다’ 하고 본때를 보여줄 생각이 든 최철한은 백16 이하 22라는 변칙의 응수로 맞받아쳤는데 이 일련의 수순이 무리였으니…. 우선 흑15의 의도부터 분석해 보자. 원래 우하귀의 정석형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8까지였다. 그런데 이 형태에서 흑1과 백2의 문답을 생략하고 그냥 3에 둔 것이다. 상대방에게 호구의 좋은 형태를 만들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것을 잘 아는 최철한은 그 정석수순을 버리고 실전보의 백16, 18로 변신했던 것이다. 그런데 백20이 과수였다. 다소 억울하더라도 참고도2의 백1로 참아둘 자리였다. 백5까지로 일단락인데 그것이라면 바둑은 이제부터였을 것이다. 최철한은 22로 몰면서 흑이 가에 막든지 아니면 16의 자리에 이어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창하오는 기상천외의 응수를 준비하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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