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원유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러시아가 감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도 감산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석유 수출국가인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고, 감산에 따른 피해만 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준유가가 22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동적으로 감산한다는 OPEC 회원국의 '유가밴드제'가 러시아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또 원유 가격도 러시아 변수에 의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가 22일 감산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가는 7%나 급등했으나, 감산규모가 예상보다 적게 발표되면서 3% 급락했다.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은 지속적으로 원유생산량을 늘린 데 따른 것. 늘어난 생산량 만큼 원유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커진 셈이다.
실제 러시아는 올해 생산량을 7% 나 확대, 지난 10월 하루 생산량이 716만 배럴로 늘리며 세계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러시아는 더 나아가 2002년 산유량을 더욱 늘려 최대 산유국 자리를 탈환을 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특히 현재 추진중인 몇몇 시베리아 유전 개발이 가시화 될 경우 이 같은 가능성은 더욱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88년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었으나, 구소련 붕괴이후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