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감원 폭풍

신용위기 여파로 올 20% 감축 예상

신용위기의 여파로 올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에 감원의 칼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의 고위 경영자들은 올해 감원 규모가 최대 2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월가 일자리수가 21만개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략 4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감원 바람이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지난 2001~2002년보다 혹독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부에선 경기 침체가 깊었던 1990년대 초반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용위기가 단기간에 끝나기보다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감원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리먼 브라더스는 최근 전체 직원 가운데 5%를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미 구조조정에 나섰던 다른 투자 은행들도 추가적인 감원을 계획 중이다. 특히 WSJ는 이 같은 혹독한 감원은 월가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침체기에 해고당할 것이 두려운 월가 뱅커들이 좋은 시절 과도한 수익을 내기 위해 장기적 리스크를 무시하고 단기 수익에 집중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월가의 실적 악화를 보면 대규모 감원 폭풍이 빈말은 아닐 것임을 보여준다.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1년간 투자은행 수수료와 대출관련 수익은 각각 48%, 84% 급감했다. 합병건수는 반 토막이 났다. 대출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일주일에 단 이틀만 일할 정도다. 기존의 일자리도 줄이는 판국이다 보니 신규 채용은 엄두를 내기 힘든 게 사실이다. 리쿠르팅 업체인 옵션즈 그룹의 마이클 캅 최고경영자는 “하루 평균 100장의 이력서가 날아들고 있는 데 고용이 성사되는 건수는 3건에 그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호전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신용 위기가 지난해 여름 불거졌을 때만해도 올 봄이나 여름쯤이면 신용위기가 진정되지 않겠냐는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현재 상황은 이 같은 예상과 어긋나고 있다. 블랙스톤 그룹은 “신용 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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