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15일] 깊이 알 수 없는 미국發 금융불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가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밤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을 전격 단행했다. 미국 대형 저축ㆍ대부업체인 인디맥뱅코프에 대해 지난 11일 이후 고객들의 인출사태로 금융 당국이 영업중단 조치를 한 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구제금융 조치가 단행됐다. 이는 지난해 여름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미국 모기지 대출의 거의 절반을 보유하거나 보증하고 있는 만큼 두 기관이 무너질 경우 모기지 시장은 물론 미국 경제 전체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다. FRB는 이번 조치에서 두 기관이 상업ㆍ투자은행처럼 2.25%의 재할인금리로 긴급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게 했으며 신용공여 한도도 현재의 22억5,000만달러에서 좀 더 확대할 수 있도록 의회와 협조하기로 했다. 또한 필요할 경우 앞으로 18개월 동안 재무부가 두 기관의 주식을 무제한으로 사들일 수 있도록 주택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FRB의 자금지원으로 당장 미국 신용위기에 숨통은 트이겠지만 신용부실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3월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부도 직전에 몰리면서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FRB가 시장에 긴급 개입해 위기를 모면했던 것과 구제방식에서도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을 인수하도록 월가 금융기관을 압박했던 1998년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식 해법은 아니지만 공적자금을 투입해 모럴해저드만 부추긴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끝없이 이어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궁극적으로 부동산시장 자체의 안정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선진국의 정책적 조율이 쉽게 이뤄지기 힘들고 세계경제의 불균형도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직접 손실이 없더라도 해외수출이나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미 우리 주식시장을 짓누르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저성장 고물가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이다. 정부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국제금융 불안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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