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는 지식기반 경제시대의 최일선 핵심역군으로 앞으로 변리사의 판단 하나하나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지난 21일 신임 대한변리사회 회장으로 선임된
안광구(64) 전 통상산업부 장관은 앞으로 경제 전반에서 변리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오는 3월2일부터 단임제로 2년간 대한변리사회를 이끌게 된다.
그는 "특히 기업에 속한 변리사의 수는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며 "삼성이 승승장구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변리사가 많이 포진돼 있어 지적재산권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 회장은 따라서 "변리사를 산업정책과 기업전략의 중요 분야에 활발하게 참여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변리사에 대한 사회와 국가적 인식이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보이는 유형자산보다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기술ㆍ상표ㆍ디자인 등)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지난해 연말특집호 '지식혁명'을 보면 지식산업의 중요성을 뚜렷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500대 기업의 유ㆍ무형 자산 비율이 80대20 이었지만 90년대말 이후 30대70으로 완전히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 회장은 "현재와 같은 변리사업계 위기는 변리사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며 "지식경제시대에 넋 놓고 있다가는 변호사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로스쿨이 도입되는 오는 2008년이 위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변리사의 지위가 자칫 변호사의 단순보조직 기능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그는 변리사의 지위와 관련된 '공동소송대리권' 문제 해결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정하고 로스쿨 출범 이전에 이를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재 변리사법 제8조에는 변리사가 특허, 실용신안, 의장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대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법원은 민사소송에서 변호사의 선임을 요청하고 있다.
안 회장은 "일본 같은 경우는 변리사에게 침해소송 공동대리권을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에선 아예 특허침해소송에 대해 변리사의 단독 대리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변리사법 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안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변호사는 국민들의 일상을 관할 하지만 변리사들은 국가와 산업의 사활을 가르는 중차대한 임무를 띠며 국익을 좌지우지 한다"며 "
황우석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회장은 특허청장으로 재임중이던 지난 94년 특허법원 설치와 기술심리관제도 도입을 실현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변리사의 지위향상과 권익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안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1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했으며 상공부 산업정책국장ㆍ기획관리실장,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장관 등을 거친 실물 경제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