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의 정치家門과 대물림] <중> 사위·며느리 유형

金배지 '그림자'서 '빛'으로<br>한나라 이혜훈 의원등 선거운동 돕다가 정치 눈떠<br>본인 역량에다 '후광' 가미 "선대 그늘서 더 자유로워"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LAND)연구소 연구위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까지. 이력만 놓고 본다면 엘리트 코스를 거친 경제학자가 떠오른다. 하지만 화려한 이력의 주인공은 이혜훈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이다. 경제학자의 삶을 살아온 그를 정계로 이끈 인물은 바로 시아버지인 고 김태호 전 의원이다. 아들∙딸 유형의 2세 정치인들이 어린 시절부터 가풍을 통해 정치감각을 익혀왔다면 사위∙며느리 유형의 정치인들은 성인이 된 후 장인과 시아버지에게 정치에 대한 시각을 배웠다. 이 사무부총장의 경우 김 전의원에게 배운 최우선 정치화두로 '진심'을 꼽는다. 그는 "정치는 결국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며 "'한 사람을 오래 속일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을 잠깐 속일 수도 있지만 여러 사람을 영원히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치 쇼를 경계하셨다"고 밝혔다.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은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만 알려졌지만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여기에는 20년간 지역에서 기반을 닦은 아버지의 공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아버지만큼 장인에게 정치를 배운 면도 크다. 김 의원은 "정치에 입문할 때 (한 전 총리께) 의논을 드렸다"며 "민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행정부 공무원들과 손발을 잘 맞춰야 국민을 위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장인과 시아버지가 정치입문의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사무부총장은 김 전 의원의 선거를 돕는 과정에서 정치를 처음 접했다. 전화 받는 일부터 방송원고 쓰기, 선거전략 짜는 일까지 참여했다. 그는 "그 전까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아버님 선거 때마다 며느리로서 도와드리며 선거와 정치가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없어졌다"며 여의도 입성 계기를 밝혔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역시 장인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경우다. 임 실장의 장인은 민정당 대표를 지낸 권익현 한나라당 상임고문. 김대중 정부 시절 권 전 의원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게 사위인 임 실장을 직접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임 실장 역시 장인의 선거운동을 도우면서 정치를 접했다. 사위∙며느리 유형은 본인의 역량으로 장인과 시아버지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사무부총장은 유력 연구기관을 거친 경제학자였고 임 실장 역시 김 전 대통령이 영입을 시도했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선대의 그늘에 기댄다는 일부의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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