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CEO/대한항공 조양호사장] 인간 조양호

조양호사장의 첫 인상은 다소 근엄하다. 183㎝의 큰 키가 분위기(?)를 잡고 여기에 꾹 다문 입이 무게를 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마디를 던져보면 그 역시 「알부남」(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이다. 외모와 달리 소박하고 인정이 많다는 것이 한결같은 평가다.비서진이 가방을 들어주려 하면 완곡하게 사양하거나, 드라이버를 찾아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직접 고치는 일 등이 그의 이런 부드러운 일면을 말해준다. 그는 공(公)과 사(私)를 분명히 구분한다. 군복무도 미국 유학 중인 70년 자원입대해 전방과 월남에서 34개월을 채우고 제대했다. 요령 피우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부친 조중훈회장의 뜻도 반영됐지만 일반의 편견을 극복해 보겠다는 趙사장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했다. 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미국에서 근무 중에도 특별한 배려를 용납하지 않는 부친의 방침에 충실히 따랐다. 이런 엄격한 수업을 통해 그는 철저한 자기관리 정신을 배웠다. 지금도 조찬약속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오전 7시30분에는 어김없이 출근한다. 한번은 뉴욕출장을 마친후 귀국하는 비행기가 앵커리지 화산폭발로 10시간을 지체했는데도 오전 6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옷만 갈아입고 평상시와 같이 출근했을 정도다. 趙사장은 극진한 효자로도 유명하다. 측근들은 그가 부친을 대하는 자세에서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심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전화조차 힘들었던 미국 유학시절, 직접 녹음테이프에 육성을 녹음해 보내줄 정도로 속정이 깊은 아버지로서, 또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선배 경영자로서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인척간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 없이 형제간 우애가 깊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趙사장은 기계를 유난히 좋아한다. 컴퓨터는 직접 고치고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는 프로급이다. 사진찍기도 매니어 수준이다. 하지만 술은 체질적으로 거의 못한다. 억지로 마신다면 포도주 한잔 정도. 컴퓨터, 정보분야에 관심이 많고 전문서적 추리소설, 공상과학 소설 등을 즐겨 읽으며 휴일에는 자족과 함께 보내는 가족적인 아빠다. 가족으로는 동갑나기 부인 이명희씨와 1남2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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