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발표는 “한자리” 실제론 “두자리”/교통요금 변칙인상

◎하급차종은 배차 길게… 이용 교묘히 제한/고속버스·열차 서비스향상 명분/요금 비싼 차종으로 대거 대체정부가 교통요금을 잇따라 변칙 인상해 서민 가계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 2일 재정경제원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고속버스·철도요금 등을 올리면서 수치상으로는 한자릿수 인상을 지켰으나 탄력요금제·할증제 등을 통해 실제는 큰 폭으로 변칙인상했다. 정부와 업계는 요금인상의 명분으로 서비스 고급화와 경영합리화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서비스 개선은 말로만 그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교통요금과 관련한 심의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있어 이같은 변칙 인상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고속버스는 지난 5월 평균 7.5% 올린데 이어 고급화를 구실로 일반고속(45인승)을 우등고속(27인승)으로 대량 전환하고 우등을 황금 시간대에 투입하고 있다. 게다가 우등은 15분, 일반은 60분 간격으로 배차해 결과적으로 엄청난 요금인상 효과를 챙기고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이성호씨(41)는 『급할 경우 할 수 없이 요금이 일반보다 50%나 비싼 우등고속을 탈 수밖에 없다』며 『업체가 서비스 개선도 없이 교묘하게 요금만 올린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등고속은 지난 92년 10월 도입 당시 전체 고속버스의 25%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60%를 차지, 우등이 일반고속을 밀어내고 있다. 특히 서울∼부산, 서울∼광주 등 장거리는 우등이 70% 가량을 차지해 머지않아 일반고속은 자취를 감출 형편이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 5월 자동차운수사업법을 고쳐 주말에는 요금을 할증할 수 있도록 「탄력요금제」를 도입했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요금을 더 받는 것으로 사실상 요금인상이다. 철도 운임도 4일부터 평균 9.5% 오른다. 애써 한자릿수 인상을 지켰으나 올 초부터 시행중인 주말탄력요금제를 감안하면 10% 이상 오르는 셈이다. 철도청은 경영 합리화를 명분으로 이미 대부분의 하급 열차를 없애고 고급인 무궁화와 새마을호로 대체, 서민들의 교통수단을 앗아가고 있다. 택시도 10% 안팎으로 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등을 감안해 10%선에서 인상할 방침이나 업계는 2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택시의 승차 인원수와 화물량에 따른 할증제가 도입된다. 결국 택시 이용객들은 공식적인 요금인상 말고도 몇 배의 추가 부담을 안아야 할 판이다.<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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