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충남, 유치실적 무려 5배 급증

민선 4기 첫해 지자체 외자유치 성과 컸다<br>일부 단체장 지구 5바퀴 돌 거리 돌아다녀<br>사후관리 미흡·실적홍보 도구 전락 우려도


민선 4기 이후 지방자치단체 단체장들은 너도 나도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혈안이다. 단체장들은 더 이상 국가나 대기업 등에 매달려 있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국내기업 유치와 함께 외자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부 단체장은 취임 이후 지구를 다섯바퀴 돌 거리를 돌아다녔다. 지역에 투자를 유치해야 할 기업은 물론 투자의사가 있다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즉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직접 찾아나섰다. 1건의 외자유치를 위해 수십시간을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할 때도 있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자체들은 민선 4기 1년,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외자유치 결실을 지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지자체, 외자유치에 올인=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취임 이후 서산 대산유화단지를 대표적 석유화학단지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세웠다. 이 지사는 먼저 외국 투자가들이 투자확대를 위해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 무엇인가를 파악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월 투자결정 유보를 내린 바 있는 스페인 CEPSA사를 7월에 방문, 현대오일뱅크 대산단지 내 BTX 생산라인 증설에 9억3,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충남도는 이를 포함해 민선 4기 이후 13건의 외자유치에 성공하며 25억5,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이는 민선 3기 4년차 대비 500% 정도 되는 놀라운 성과다. 경북도 또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 기업유치와 외자유치라는 데 공감하고 이 부문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세라믹 장비소재 업체인 쿠어스텍(Coorstek)사가 쿠어스텍아시아를 설립해 구미국가산업 4단지 내에 2,000만달러 투자에 나선 것을 비롯해 아사히글라스ㆍ오릭스 등 외국기업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경남도 또한 4억1,962만달러 외자유치에 성공하며 민선 3기 4차 연도 2억4,357만달러 대비 70% 이상 증가한 성과를 거뒀고 울산시도 민선 4기 1년 동안 3억8,337만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 민선 3기 4년차 1억3,969만달러 대비 100% 이상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지자체의 성공요인=경북도청 한켠에 덩그러니 자리잡은 도지사 공관(지하1층ㆍ지상3층). 한때 ‘대통령의 지방별장’으로도 사용됐던 이곳이 경북도 투자유치의 ‘전초기지’로 탈바꿈됐다.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권위의 상징’이던 도지사 공관 1층(475㎡)을 ‘대외통상교류관’으로 개조, 이곳에서 10여건의 투자유치 및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처럼 지자체의 경제마인드는 과거와는 판이하다. 지자체는 마인드 변화와 함께 실질적 성과를 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충북을 비롯해 충남ㆍ대구 등이 경제전문가를 부단체장으로 영입했고 경북도는 ‘투자통상본부’를 신설해 본부장에 외부 전문가를 배치했다.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지자체의 외자유치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후관리 미흡으로 외자유치가 단순히 협약 체결로 끝나거나 대폭 축소되며 때로는 단체장의 실적 홍보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호남의 한 광역자치단체는 2005년부터 투자유치에 공을 들여온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L사와 7,000만달러의 투자 MOU를 체결했으나 지난해 이 회사가 원화가치 상승을 이유로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한 265만달러만 투자하기로 통보해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경남 G시는 4월 2,000만달러 상당의 외자를 유치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해당 기업이 이미 오래 전에 공장신축에 들어간데다 외자유치 금액도 발표내용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외자유치 기업의 사후관리를 위한 전문가 영입은 물론 담당 공무원의 전문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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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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