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1월 12일] <1592> 프레야의 여행


프레야 스타크(Freya Stark). 20세기 초반 오지나 다름없었던 중동의 구석구석을 누빈 여류 탐험가다. 2차대전에서 현지인 정보조직을 만들어 영국의 승리에도 이바지했다. 1차대전 때 아라비아의 부족들을 규합한 영국군 정보장교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여성판이다. 덕분에 1993년 100세라는 천수를 누리고 사망하기 전 왕립학회 회원에서 작위까지 수많은 상훈을 받았다. 어릴 때 입은 화상으로 볼품 없는 용모와 153㎝의 작은 키, 대학 입학 전까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핸디캡에도 세계적 여행가로 이름을 날린 비결은 철저한 국제화와 현지화. 화가인 영국인 아버지와 폴란드ㆍ독일계 이탈리아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프레야는 다국적 환경에서 자랐다.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해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이탈리아에서 지내며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영어와 불어ㆍ이탈리아어ㆍ독일어ㆍ라틴어를 익혔다. 런던대에 입학한 그의 선택은 역사학. 9세에 선물 받은 '천일야화'를 읽은 뒤부터 중동여행을 꿈꿨던 그는 역사와 아라비어ㆍ페르시아어를 공부했다. 1차대전 중 이탈리아 전선에서 간호부대에 종군했던 그는 1928년 봄 첫 중동여행길에 올라 평생토록 전설상의 오지를 찾아다니고 유적지를 뒤진 끝에 세계적인 여행작가 겸 중동전문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는 거친 중동지역에서 탐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어머니에게 보낸 1938년 1월12일자 편지에 '여행가의 7가지 덕목'에 담겨 있다. 요지는 소통과 이해. 자신과 다른 가치기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세를 여행가의 덕목으로 꼽았다. 프레야의 덕목과 행동양식은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언어에서 문화까지 상대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인정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