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나눔실천 대기업들 "공연문화 꽃 피운다"

호암아트홀·LG아트센터 등 공연장 운영 통한 마케팅 활발<br>문화계 발전 중추역할 담당<br>적자 보더라도 관람료 낮추고 작품성 높은 공연 올려 호평

국내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영재 아티스트들이 지난해 12월30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송년 이벤트' 공연에서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금호아트홀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클래식 전문공연장으로 클래식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대기업들이 공연장 운영을 통한 문화 마케팅으로 국내 문화계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지난 1985년 삼성생명이 호암아트홀을 열면서 첫 선을 보인 공연장 사업은 이후 대기업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며 명실상부한 공연문화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은 문화나눔의 일환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티켓 가격을 낮추고 작품성 높은 공연을 무대에 올려 관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대기업이 하면 다르다=올해로 25주년을 맞은 호암아트홀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85년 개관 이후 연극ㆍ음악ㆍ무용 등 순수예술을 선보이며 강북의 대표 공연장으로 입지를 다졌다. 2000년 이후 공연장이 늘어나면서 몇 해 전 기존의 866석을 643석으로 줄이는 대신 조명ㆍ음향 등 인테리어를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2002년 공연전문 기획사 크레디아에 위탁 운영하면서 수준 높은 작품을 올리고 있다. 호암아트홀이 오랜 역사를 지녔다면 LG그룹 연암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LG아트센터는 강남을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꼽힌다. 2000년 3월 개관한 이곳은 평균 5만원대의 티켓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적인 화제작을 국내에 소개하는 명품 공연장으로 통한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강남 지역 주부들과 샐러리맨들에게 'LG아트센터 작품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며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개관 당시 LG연암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취지에서 620억원을 들여 강남 테헤란로 중심가에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열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호아트홀도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클래식 애호가인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다양한 클래식 공연과 영재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10년째 이어온 금호아트홀 기획공연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는 클래식 영재들의 등용문으로 통할 정도다. 이 외에 두산그룹은 1993년부터 운영해온 연강홀을 2007년 10월 리노베이션, 새롭게 오픈했다. 롯데그룹도 2006년 10월 한국 뮤지컬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국내 최초 뮤지컬 전용 공연장인 샤롯데씨어터를 개관했다. CJ문화재단은 젊은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인 CJ아지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KT&G도 상상마당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열었다. 또한 KT도 광화문 사옥 1층에 KT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다. ◇적자도 기꺼이 감수=하지만 대부분의 공연장은 수익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공헌과 문화나눔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는 공연장들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LG아트센터의 경우 1년 평균 공연장 운영비가 80억원가량 소요된다. 5만원 안팎의 낮은 티켓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탓에 1년에 티켓 수익이 40억원에 그쳐 40억원가량 적자가 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암문화재단은 나머지 40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도 연간 76억원의 예산을 쓰지만 이 중 34억원을 티켓 등 자체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42억원은 재단에서 기부금을 받아 사용하는 형편이다. CJ그룹도 비슷해 CJ문화재단은 공연장과 영페스티벌을 운영하기 위해 연간 20억원 안팎을 사용하지만 수익사업은 하지 않고 100% 재단 출연금으로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KT&G상상마당'은 온ㆍ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60억원을 회사 측에서 지원한다. 게다가 15억원의 티켓 수익 전액은 공연장에 재투자되고 있다. 이처럼 그룹 차원의 지원이 가능한 것은 사회공헌이라는 목표 아래 문화를 통한 나눔을 실천하려는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공연장 운영은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다. 기획공연이 특정 분야에 치중해 관객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우려와 기업 오너 등의 '특정 취향'에 쏠리는 현상이 여전하다는 것. 아울러 수익성 낮은 공연은 극장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서울 노른자위 땅에 있는 한 공연장의 경우 대대적이 리노베이션 후 재개관했지만 여전히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아 그룹 차원에서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공연장 마다 '문화색깔'도 다양
LG아트센터- 해외명품공연저렴하게관람
호암아트홀- 음악·무용 등 순수예술 선봬 대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은 오너와 그룹 분위기에 맞게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LG아트센터는 국내에서 쉽게 감상하기 어려운 해외 명품공연을 '가장 먼저 저렴한 값'에 선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역적인 조건도 뛰어나 서울 강남 테헤란로 중심지에 위치해 '수준 높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로 꼽힐 정도다. 이곳에서 공연된 작품 중 지난 2001년 초연한 '오페라의 유령'은 물론이고 2005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등은 상업성과 작품성 측면에서 성공한 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금호아트홀은 2000년 12월 문을 연 뒤 클래식 공연의 저변을 넓히고 영재 아티스트를 키우는 '요람'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이곳은 다양한 클래식 기획공연을 준비해 눈길을 끈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호암아트홀은 삼성생명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운영하는 곳으로 음악ㆍ무용ㆍ연극ㆍ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순수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02년 기존 866석의 좌석을 643석으로 줄이고 음향ㆍ조명 등 시설을 개선해 쾌적한 환경으로 새 단장했다. 그동안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을 초청해 무대에 서게 했다. 뮤지컬 산업 팽창과 더불어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전문 공연장도 잇달아 설립돼 성업중이다. 롯데그룹은 2006년 총 450억원을 투자해 1,227석 규모의 국내 최초 뮤지컬 전용 공연장 '샤롯데씨어터'를 잠실에 열었다. 이곳에서는 '라이온 킹' '맘마미아'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이 선보여 큰 인기를 얻었다. 두산그룹은 3년 전 '연강홀'을 대대적으로 수리해 '두산아트센터'로 바꿨다. 이곳 역시 뮤지컬 전문극장과 소극장ㆍ갤러리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평단의 갈채를 받았다. 한편 CJ문화재단은 'CJ아지트'를 지난해 개관했다. 이곳은 젊은 예술가들의 참신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G도 2007년부터 홍익대 인근에 지하 4층, 지상 7층으로 꾸며진 복합문화공간 'KT&G 상상마당'을 열어 공연ㆍ미술ㆍ전시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CJ아지트와 KT&G 상상마당은 젊은 창작자를 키우는 '인큐베이터'로 자리잡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