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임금삭감·경비절감 초긴축/삼성 발표 「경영혁신 방안」 특징

◎투자도 자체조달범위 제한삼성이 내놓은 「경영체질 혁신방안」은 중견그룹에서 시작된 비상경영체제가 재계전체로 확대되는 신호탄이다. 특히 삼성의 비상경영 체제는 「마이너스 베이스」를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에 적잖은 파장을 줄 전망이다. 삼성은 임원임금을 10% 삭감하고, 투자는 30%, 경비는 50%를 줄이는 「마이너스 전략」을 내놓았다. 삼성은 기득권층인 임원급여를 10% 줄임으로써 거품에 젖어있던 사고와 생활습관을 떨쳐버리고 경영난 타개를 위해 행동으로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와관련, 지승림 비서실전무는 『임원이 먼저 임금을 줄여 솔선수범한 후 일반 사원들에게도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원임금 삭감을 근거로 사원들의 임금을 총액기준에서 동결한다는 복안을 자연스럽게 관철시킨다는 것이다. 삼성은 내년 경영기조를 비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재의 여건은 경기순환상의 일시불황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으로 단기간에 벗어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이와관련, 삼성은 유사기능의 통폐합, 대부제를 통해 조직의 30%를 줄이고, 일부 관계사와 전문직에 국한됐던 연봉제를 임원 및 부·차장급까지 확대키로 했다. 또 올 연말 인사에서는 그룹의 고위임원들을 해외로 전진배치하고 해외본사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의 인당 비용도 10% 이상 낮춘다는 방침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 내년에 34개 품목, 1조3천억원 규모의 한계사업을 철수·매각·중소기업 이양으로 정리하고, 여기서 절감된 자원은 신수종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8조3천억원)보다 30% 가까이 줄여잡은 것도 같은 선상에서 해석된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게되는 내년에는 금융산업의 일대개편이 일어나 기업에 대한 자금 투·융자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체 조달이 가능한 6조원의 범위에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의 내년도 경영은 반도체 부문에 2조원과 자동차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전면 동결되거나 축소될 전망이다. 매출 및 이익계획은 아직 환율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이같은 감량경영을 골격으로 해 경제난을 극복한다는 방침아래 교제비, 통신비 등 통제가능한 각종 경비를 50% 줄이고 군살빼기 캠패인을 그룹차원에서 전개하기로 했다. 또 직접적인 외화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에너지 30% 절감운동을 벌여 연간 1억5천만달러의 수지개선 효과를 거두고 해외출장은 각사별로 연간계획을 수립, 체계적으로 관리해 중복출장을 없애고 해외출장 여비기준도 10%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민병호 기자> ◎지승림 비서실전무 밝혀/“남는 인력 계열사 등 재배치할 것” 다음은 지승림 회장비서실전무와의 일문일답 ­조직을 30% 줄이겠다는 것은 감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전혀 무관하다. 세분화된 조직수를 줄여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소의 잉여인력이 나올 수는 있으나 이는 신규사업부문 등 계열사 재배치 등을 통해 해소할 예정이다. ­사원들의 임금은 어떻게 되나 ▲임원임금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은 임원이 솔선하겠다는 것이다. 사원들에 대해서는 추후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총액기준에서 사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그룹방침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 ­이번 발표가 삼성의 내부위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닌가 ▲삼성의 올해 경영실적은 모두가 계획내에서 이루어져 양호한 편이다. 이번 조치는 위기상황에 대응해 능력범위내에서 살아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번 체질혁신 방안을 내놓게 된 동기는 ▲지난 19일 이수빈 삼성생명회장 주재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거론 된후 그동안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오늘 발표하게 됐다.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21세기를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체질혁신」으로 바뀌었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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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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