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IMF 신임 총재가 할 일

이 두가지 변화는 IMF에 대한 정치적인 압력에도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IMF는 이제 세계은행과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강화시켜야 한다. 또 금융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 민간부문까지 관할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그렇다고 IMF의 기존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선진국에 대한 감독기능은 약화됐다고 하지만 세계경제에 대한 독자적인 전망 기능은 남아있다. IMF가 1년에 두번 내놓는 세계경제전망은 여전히 세계경제 모습에 틀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신임 총재가 할 일은 무엇인가? 그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IMF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이를 모두에게 인식시키는 일이다. 좀더 세부적인 과제는 미국 재무부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꾸려나가는 일이다.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자금 공여는 많은 채무국들의 눈에 비치는 IMF의 신용도를 떨어뜨렸다. 신임 총재는 그의 독자성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는 IMF와 세계은행의 역할이 겹치는 부문에서 두 기관간에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세계은행과의 협조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IMF가 금융 위기의 구조적인 원인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다 빈곤국에 대해 좀더 민감해져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IMF의 역할 범주가 이처럼 넓어진 데는 G7의 요구도 한 몫 했다. 세계 강대국 집단인 G7은 IMF의 감독기능 강화를 요구했다. 때문에 IMF는 개별 정부들과 마찰을 빚을 때 이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IMF가 정치적으로도 용납되기 위해선 스스로가 좀더 개방적이고 믿을만한 기관이 돼야 한다. 한가지는 확실하다. 신임 총재는 발군의 인물이어야 한다. 정열적이고, 현명하고, 유연하고, 독립적이면서 카리스마와 정치적인 효능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