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자활성화 대책 효과 거두려면

올해 우리경제의 실질 성장률이 3%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투자활성화와 서민생활안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하반기 경제운용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은 우선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임시투자세액공제율을 10%에서 15%로 올리고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 중산층의 민생안정 차원에서 연간소득 1,500만원이하에 대해 근로소득공제율을 5%포인트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콜금리를 내릴 만큼 내린 데 이어 추경예산안이 국회에 넘어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의 초점을 투자활성화와 민생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금융ㆍ재정 등 거시정책 수단이 거의 고갈된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활성화를 위해서는 세제지원 외에 달리 묘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투자활성화 대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임시세액공제율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노동불안 해소와 규제완화, 정책불안감 해소 등을 통한 전반적인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기업의 투자계획에 대한 조사결과 등을 보면 몇 년간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에 투자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의욕과 능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투자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주요업종의 경우 설비투자를 9.2%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업들의 이 같은 투자계획의 상당부문이 수도권 규제 등으로 발목이 잡혀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기흥공장증설, 쌍용자동차 공장 증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 대규모 설비투자계획의 경우 아무리 투자에 대한 세제상의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규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완화가 동시에 검토돼야 한다.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또 한가지 걸림돌은 노동불안이다. 외국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현재와 같은 노동불안과 높은 임금수준에서는 투자를 하기 어렵다면서기존의 생산시설마저 외국으로 옮기겠다고 할 정도로 노동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당국자들은 네덜란드 모델 등과 같이 논란의 여지가 큰 정책을 신중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불쑥 불쑥 내놓아 노사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노동불안을 해소하기 보다는 도리어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정책에 대한 내부조율 메커니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활성화를 중심으로 하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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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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