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도는 동북아 철새의 '메카'

국내 목격 철새 70% 관찰…미기록 8종도<br>철새연구센터 첫 설립…'AI 예방' 첨병역할 기대

한반도 서해안 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 홍도가동북아 지역 철새나 나그네새들이 오고가는 쉼터이자 중간 기착지로 확인되면서 국내 철새 연구의 메카로 등장했다. 2일 정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국내서 목격된 전체 철새의 70% 해당하는 280종이 홍도에서 관찰됐고 국내 미기록종만 8종이발견돼 철새들의 이동 기착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부는 철새 이동 기지로서의 중심적인 기능과 역할을 감안, 지난해 7월 홍도에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철새 연구센터를 공식 설립했다. 한반도와 더불어 철새 연구에 골몰하고 있는 일본이 전역에 걸쳐 수십개소에 이르는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점에 비춰 다소 뒤처진 감이 있다. 물론 홍도 연구센터가 생기기 전부터 철새 연구는 지속돼왔고 2003년부터 국내미기록종인 긴다리사막딱새, 흰머리바위딱새, 얼룩무늬납부리새, 가면올빼미새, 북방쇠개개비, 귤빛지빠귀, 붉은등때까치, 꼬까울새 등을 발굴하는 성과를 냈다. 환경 전문가들은 동북아 일대 여름 및 겨울철새, 나그네새(통과 철새ㆍ한반도에머물지 않고 통과만 함)들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깔때기론'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남부와 동남아 일대에서 여름을 나기 위해 북쪽 시베리아와 만주로 이동하는 여름 철새와 시베리아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는 겨울 철새 대부분이 지형적으로 `깔때기' 길목 역할을 하는 한반도를 거쳐간다는 것. 홍도는 이중 중국과 동남아 일대에서 시베리아 등으로 날아가는 철새나 나그네새에 더없는 쉼터이자 기착지가 된다. 동남아 등지서 500㎞가 넘는 망망대해를 쉼없이 날아오던 철새나 나그네새는 한반도 남단 홍도를 `반갑게' 만나 영양분을 공급받고 길게는 1주일 가량 휴식을 취한다. 홍도를 찾는 철새나 나그네새들은 대부분 봄철인 4-5월, 가을인 9-11월에 집중적으로 목격되는데 관광객들이 매년 7-8월 몰리는 점이 철새들엔 매우 `다행스런'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채희영 센터장을 포함, 7명이 일하는 연구센터는 쉴새없이 날아온 이들 철새나나그네새들을 24시간 `쉼없이' 모니터링하면서 종과 개체수를 연구, 분석한다. 제비나 참새 등 대표적인 철새 또는 텃새의 개체가 늘었다 또는 줄었다는 등 연구 결과가 간간이 나오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엄밀히 말해 `추정'에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신뢰할 만한 개체수나 종들에 대한 기초 자료나 정보는 여전히 미비하다는얘기다. 철새 이동경로와 시기에 대한 모니터링, 가락지 부착(BIRD BANDING), 멸종위기종 발굴 및 생태연구, 조류 분류, 철새들의 서식 환경 연구, 지역 주민 및 탐방객교육, 홈페이지 운영 등은 연구센터의 기본적인 활동이다. 철새 연구원들이 맡은 과제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조류 질병에 대한 연구로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는 첨병 역할이다. 철새들의 발원지가 되는 중국 및 동남아 등지가 조류인플루엔자 위험지대로 확인되면서 철새 연구는 더욱 중요성을 띠게 됐다. 작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38종 252개체를 포획, 시료를 채취한 뒤 전문 연구기관에 AI 검사를 의뢰했고 다행히 현재까지는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으나 여전히긴장을 늦출수 없다. 연구센터가 철새들의 생태학 연구 범위를 넘어 사전 예고에 의한 국가적 질병예방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셈이다. 채희영 센터장은 "일각에선 왜 한낱 철새를 연구하는 데 그렇게 공을 들여야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며 "대답은 명확하다. 환경 연구는 자연 생태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이고 철새 연구는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정보를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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