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제는 말할수 있다' 6개월만에 방영
4월 22일부터 15편 편성
지난해 10월22일 '고문, 끝나지 않은 전쟁' 편으로 막을 내렸던 MBCTV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6개월 만에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간다.
현대사 이면의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제자리찾기를 시도, 화제를 모았던 이 프로그램은 오는 4월22일부터 8월까지 15편 시리즈로 편성돼 전파를 타게 된다. 99년 13편 방영과 2000년 15편에 방송에 이은 세번째 시리즈인 셈이다.
3차분 첫 방송은 6ㆍ25 와중에 일어났던 '보도연맹 학살사건'.
이 프로그램의 제1탄이었던 '제주 4ㆍ3 사건' 및 '여수 14연대 반란' 등을 만든 이채훈PD가 책임연출(CP)을 맡아 세번째 시리즈의 서막을 연다.
또 지난해 CP였던 정길화PD는 유신시절 동아일보 기자들의 언론수호 활동을 다룬 '자유언론실천선언' 편과 실패로 끝난 반민특위 활동을 프랑스의 나치전범 처단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일급비밀! 미국의 세균전'과 '민족일보와 조용수'로 호평을 받았던 김환균PD는 미국의 이승만제거계획을 추적하는 '에버레디 플랜과 4ㆍ19' 편을 계획하고 있으며, '노근리사건의 비밀'과 '전태일 그후' 등을 만든 홍상운PD는 한일협정의 내막과 당시 일본에서 들여온 경제협력차관의 사용처를 파헤칠 예정이다.
하지만 전(前) 대통령 등 정책결정자들이 끝까지 증언을 거부했던 사례 등을 떠올리면 이번에도 계획중인 아이템 가운데 상당수가 무산되거나 실체에 접근하지 못한 날림공사에 그치게 될 우려도 떨칠 수 없다.
당초 이채훈CP가 기획했던 '이수영 주불대사 피살사건' 역시 유족들이 협조를 완강히 거부하는데다 사건의 실체규정도 섣부른 감이 있다는 판단하에 결국 보류된 상태다.
이채훈CP는 "2차 시리즈가 막을 내릴 당시 종영 반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워낙 높았을 뿐아니라 매듭짓고 넘어가야 할 숙제가 많아 서둘러 다시 기획하게 됐다"면서 "오늘의 역사적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반도를 둘러싼 숨겨진 역사의 이면을 드러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99년 9월12일 첫 방송을 내보낸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제주 4ㆍ3' '박동선과 코리아게이트' '땅에 묻은 스캔들-정인숙사건' '녹화사업의 희생자들' 등 민감한 사안들을 잇따라 방영하며 심야시간 교양프로그램으로서는 드물게 7∼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또 앰네스티언론상, 통일언론상, 민주언론상, 이달의 PD상,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 등 각종 상을 휩쓴 바 있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