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유연성과 적응/이강두 국회의원·신한국당(로터리)

근착 「비즈니스 위크」지는 지난해 세계에서 회사를 가장 훌륭하게 관리한 최고경영자 25명을 분석한 결과 그들의 공통된 강점이 유연성이었다고 커버스토리로 보도하고 있다. 전회사원의 에너지를 집중시키게 하는 회사의 일관된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고 경비절감과 리엔지니어링도 중요하지만 1996년에 경영인이 가져야 했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유연한 태도였다는 것이다.회사가 처한 환경과 위치를 직시하여 달라진 상황을 발견하면 과거에 아무리 성과가 좋았던 전략이라 하더라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새로운 방향을 채택한 경영인만이 훌륭한 경영인이 될 수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하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사고와 행동이 유연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세상이 변화하고 기업환경이 달라지는 마당에 옛날 방식을 고집하고 있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새로 부흥하고 있는 기업과 쇠락하고 있는 기업의 차이는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재빨리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우리 반도체 사업의 기복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고, 한때 우리나라의 수출주도사업으로 각광을 받았던 합판, 신발, 섬유 산업이 망한 것도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을 고집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유연성이 중요한 것은 개인과 국가에도 마찬가지가 않을까 싶다. 경직된 사고로는 하루가 달라지는 세상에 적응해 나갈 수 없다. 출세하고 성공한 사람의 가장 큰 약점이 자기가 성공한 비결을 지나치게 고집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성공비결이 오늘의 성공비결이 될수 없을 만큼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자기 잘난 맛에 도취되어 있다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회가 풍요해지고 개인의 복지가 향상되었다 하더라도 적자생존의 법칙은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단지 환경이 바뀌니까 적자의 본질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뿐이다. 일본주식회사니 하면서 한 국가를 회사조직에 비유하듯이 이제 국가도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경영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그 경영자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기업을 시장이라는 환경속에서 서로 경쟁하는 개체라고 한다면 국가도 지구촌이라는 환경속에서 서로 경쟁하는 단위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을 포함한 모든 가용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냐에 따라 한 나라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것도 회사경영과 유사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가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부의 유연성은 절실하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경직되어 있고 사회발전의 걸림돌로 자주 지적되고 있는 공무원의 관료주의가 개선되지 않고는 세계사적 전환기에 처한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일류국가로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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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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