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섬유, 세계시장서 '고사위기'

中등 가격공세 불구 고부가 실패로 美·EU서 고전<br>작년 美수출액 20% 줄어 시장점유율 1%에 불과


한국산 섬유가 세계 주요시장에서 급속히 밀려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섬유수입 규제가 풀리는 내년부터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오래전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저임금 국가의 가격공세에 직면했으면서도 섬유산업 고부가가치화에 실패해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KOTRA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계 섬유시장 변화와 우리 해외생산 전략’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섬유 수입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7년 기준 1%에 불과하며 순위로는 19위로 밀렸다. 이는 점유율 4%, 5위를 차지한 2002년과 점유율 2%, 14위를 기록했던 2005년에 비해 한국 섬유의 위상이 크게 위축됐음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미국 섬유 수출액은 13억2,450만달러로 2006년 16억6,580만달러에 비해 20.5%나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수입제한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입시장의 33.5%를 점유해 절대우위를 과시했고 멕시코(5.8%)ㆍ인도(5.3%)ㆍ베트남(4.7%)ㆍ인도네시아(4.4%)ㆍ방글라데시(3.3%)ㆍ파키스탄(3.3%)ㆍ온두라스(2.6%)ㆍ캄보디아(2.5%)가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는 고가품 수출로 10위(2.3%)를 지켰다. 종목별로는 한국산 의류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26위(0.8%)에 그쳐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보였다. 그나마 한국산 원단이 중국(17.9%)ㆍ캐나다(10.9%)에 이어 3위(10%)를 차지해 체면을 유지했다. 한국 섬유의 추락은 EU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섬유 및 의류의 EU 수출은 9억9,800만유로로 전체 수입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단 1%에 불과했다. 이는 2005년 2%였던 점유율이 절반으로 떨어진 수치이며 액수로도 2006년 10억3,700만달러에 비해 4%가량 줄어든 규모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240억1,900만유로에 무려 35%의 시장점유율로 유럽시장을 평정했다. KOTRA 측은 한국 기업의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현지 생산방식에 대해서도 “최근 임금상승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단순가공보다는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집중해야 하고 미국과 EU 이외의 틈새시장 개척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세계 섬유시장의 절대 강자인 중국도 최근 고급ㆍ고가 제품 위주로 산업구조를 조정하고 있다”면서 “한국 섬유산업의 고급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측은 “지난해 한국의 섬유 수출이 7년 만에 상승세로 반전해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한국 섬유산업이 오랜 구조조정을 거쳐 경쟁력을 갖춰가는 단계이니 좀 더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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