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선량한 사회적 책임이 궁극적으로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 사례는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커피 한 잔 값이 직장인들의 하루 점심 값에 맞먹는 스타벅스의 경우 커피를 공급하는 농장이 고용한 노동자를 제대로 대우해주는지를 구매조건으로 삼아 프리미엄을 얹어줘 커피의 품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기업의 이미지도 좋게 한 사례로 꼽힌다. 이와는 반대로 얼마 전 블룸버그가 제기했던 미국 포드사의 경우 하청업체가 아마존강가의 노예에게 부품을 생산하게 했다는 것이 사회적 비난거리가 됐다.
이 두 사례는 현대사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중하게 여기는지를 극명하게 입증해준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가 하청업체에까지 미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기업들 가운데는 제품의 하자나 고객과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참으로 대조적인 상황이다.
13년 전 지역 매체로 출범한 케이블TV의 경우 그동안 일궈온 성장의 과실을 지역주민과 나누려는 다양한 활동이 최근 몇 년간 부쩍 늘고 있다. 수익의 1%를 불우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사용하는가 하면 아예 복지재단을 만들어 의료비 지원사업에 한해 4억원 이상 후원하는 케이블방송국도 있다. 지역의 장애인을 후원하고 지역채널을 통해 공익 캠페인을 전개하는 일 등은 전국 케이블TV 사업자들의 평상시 일과가 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 이르러 대부분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지역 밀착 방송사업자로 그 사회적 책무의 중요성에 대해 남다른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AS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에 대한 연대책임 의식도 예전과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거대통신사와 맞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효과적인 방책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떻든 소비자에 대한 인식의 대 전환은 시청자에게나, 사회적으로나, 케이블TV사업자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라고 보여진다. 기업이 성장 과실의 상당 부분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자세의 변화는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그동안 케이블TV에 대한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상기하면서 더욱 분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