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는 같은 시간에서 출발해 같은 목표와 내용을 가지고 지역과 주민이라는 같은 대상을 위해 달려가는 경기자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간의 결과정도나 지역주민들의 체감지수는 매우 근소한 것일 수도 있다.만약 시험에서 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이라면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실력차이는 겉으로 보기에도, 내부적으로도 그렇게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단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들을 조리있게 답안을 정리해 채점자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것에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비단 시험만이 아니라 경쟁이 있는 곳이면 모든 부문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간발의 차이가 바로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선거에 있어서도 한 두표 간발의 차이지만 당선자와 낙선자가 결정된다.
얼마전 동계올림픽 쇼트 트랙경기에서 마지막 트랙까지 중국선수와 거의 똑같은 속도로 달리던 우리나라 선수가 발을 결승점에서 앞으로 쭉 뻗어 스케이트 날이 먼저 결승선에 도달함으로써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이들의 실력은 거의 같았을 것이지만 간발의 차이로 메달의 색깔이 달라진 것이다. 올림픽 100㎙ 경주에서도 세계를 제패하기 위한 노력은 간발의 차이를 향해 인생을 걸고 있다.
이처럼 간발의 차이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위대한 간발의 차이에서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엄청난 피와 땀이 섞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두뇌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뒷받침되어야 생겨나는 것이 간발의 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간발의 차이에서 승자는 더욱 날개를 달고 도약의 기회를 얻는다. 반면 패자는 낙담과 실망으로 영원한 낙오자의 그늘로 사라지게 된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제 지방자치의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의 현실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선의의 경쟁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간발의 차이를 얻어내고자 하는 모습들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하다 하겠다.
정영섭 서울광진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