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싱가포르서 환율 조작 의혹… 제2 리보 사태 우려

트레이더끼리 입 맞춰 NDF시장 사전 모의

주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 중 한 곳인 싱가포르에서 트레이더들이 서로 입을 맞춰 환율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리보(LIBORㆍ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사건 직후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은행권에 대한 관련조사를 강화하면서 밝혀졌다. 환율조작에 관여한 은행과 관련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경우 글로벌 은행권의 추한 면모가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MAS는 지난해 7월 말 은행권에 금리설정 방식에 대한 자체점검을 지시하면서 NDF시장 환율설정 방식까지 함께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일부 트레이더들이 온라인메신저로 픽싱(fixingㆍ만기 정산을 위한 환율 결정)을 위해 싱가포르은행연합회(ABS)에 제출할 환율을 사전 모의한 사실을 밝혀냈다.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레이더들이 '오늘은 네가 날 도와줘야겠다''낮은 환율이 필요하다'는 식의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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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신흥국 통화 선현물을 거래하는 NDF시장은 리보와 관련된 파생상품시장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NDF시장은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꼽힐 정도로 신흥국시장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통신은 "아직 어느 은행이 환율조작에 관여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싱가포르 NDF시장에 UBSㆍJP모건체이스ㆍDBS홀딩스ㆍHSBC홀딩스 등 18개 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통신은 "리보 조작사건 당시 UBS는 15억달러, 바클레이스는 4억5,100만달러의 벌금을 냈다"며 이번 조작사건에 연루된 은행 역시 상황에 따라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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