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엌가구 '명품 마케팅'

"불황 탈출" VIP겨냥 초고가제품 봇물

에넥스‘오페라’

한샘 빌트인가전

웅진코웨이‘뷔셀’

가구업체가 가전회사와 손잡고 빌트인 제품을 출시하는 등 고가제품을 앞세워 VIP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불황을 탈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LG전자와 빌트인 가전제품 제휴를 체결한 한샘은 이달 초 4종의 제품을 새로 출시했다. 오븐, 드럼세탁기,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가 빌트인돼있어 소비자들이 가전과 부엌가구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게 했다. 한샘은 내년 초까지 김치냉장고가 빌트인된 제품 등 10여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도장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에넥스는 고가시장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에넥스는 올해 3개의 최고급 부엌가구 매장을 새로 오픈한데 이어 곧 초고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넥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매장에서 주방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고품격 전시장”이라며 “2~3개 정도를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중국에 공장을 준공한 에넥스는 5개의 현지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중국시장도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뷔셀’ 브랜드를 출시하고 부엌가구 시장에 진출한 웅진코웨이는 올 상반기 유통망 구축에 이어 하반기부터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 시장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케어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명품 부엌가구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최고급 부엌가구는 전체 시장의 10%에 불과한 1,5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 부엌가구 업체들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시장이다. 한샘은 관계사인 ‘넥서스’를 통해 명품 주방가구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또 11월초 이탈리아 몰테니그룹과 독점 계약을 맺고 인테리어 가구와 부엌가구를 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바트는 지난 4월부터 독일의 명품 부엌가구 ‘알노(ALNO)’를 수입ㆍ판매하고 있으며 에넥스도 내년에 해외 브랜드를 직수입할 계획이다. 지난 해 국내 부엌가구 시장은 1조3,000~1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올해는 경기침체로 인해 시장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3분기까지 한샘과 에넥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가량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수기인 4분기로 접어든 요즘 부엌가구 업체들은 유통망을 정비하는 한편 신제품 개발을 끝내는 등 본격적인 내년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산업은 경기회복의 영향을 가장 늦게 체감하는 업종이어서 내년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품 다양화와 유통망 확충을 통해 부엌가구 교체에 소극적인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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