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5의 에너지’는 절약이다/허태학 중앙개발사장(서경논단)

매년 여름이면 에너지 절약캠페인이 활발해진다. 에너지절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돼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시말해 정부, 국민, 기업이 삼위일체가 될 때 실질적인 에너지절약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우리나라 에너지소비실태를 보면 96년 에너지 소비량에서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 단위당 물건생산의 에너지 투입량은 일본의 3배에 달하고 1인당 에너지 소비량도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일본, 프랑스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에너지 다소비형 또는 저에너지 효율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을 부문별로 보면 산업, 수송에서는 증가율이 다소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가정, 상업부문에서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날수록 냉·난방 수요의 증가로 가정, 상업부문의 에너지사용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에너지가격은 미국을 제외한 경쟁상대국이나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저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과거 경제부흥정책에 의한 저가 에너지정책으로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따라 에너지수입은 계속 늘어나 국가경쟁력약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국과 지구의 환경보호를 표방하며 공급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수요관리위주의 정책으로 변화되어 가는게 세계적인 추세다. 이에 부응해 우리나라도 에너지효율표시 및 최저효율기준설정,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관리방법으로써 에너지이용효율개선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현황을 보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적절한 에너지 관리 및 진단이 필요하다. 에너지 관리자의 교육, 에너지 관련 고효율기기의 사용 등이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에너지절약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사용업체의 기술개발노력, 정부의 정책 및 지원, 에너지 절약사업체의 기술 및 서비스품질향상, 국민들의 에너지절약의식 등이 조화를 이뤄야한다. 사실 에너지소비가 많은 업체에서는 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한 투자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경제성이 낮아 투자를 꺼리고 있다. 에너지 절감업체를 운영하는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에너지 절감관련시설교체에 의해서만 에너지절약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업체의 에너지사용현황자료를 작성하여 분석한 뒤 어디에서 에너지가 과소비되는지를 살펴보고 믿을 수 있는 에너지 절약업체의 에너지진단을 받은 후 진단결과를 분석하면 큰 투자 없이 에너지 소비를 10% 이상 절감시킬 수 있다. 에너지 절감투자의 기준을 단순히 경제효과(5년 이내의 투자비 회수)로만 생각한다면 투자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기기의 대상폭은 줄어들 것이다. 에너지와 환경의 관계를 고려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에너지 절감 투자가 아쉬운 실정이라 하겠다. 정부는 올해 2천억원 이상의 에너지 절약시설투자에 대해 자금을 융자해주고 세제지원폭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국가 에너지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모든 에너지 사용업체에 정확히 전달되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가 확대돼야 할 것이다. 중앙개발은 이달초 한국을 비롯한 영국·호주·이탈리아·중국·일본 등 6개국 에너지전문가들은 초청해 「97 에너지·환경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모임의 목적은 선진국들의 에너지 활용실태와 각종 에너지절감기술 등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 세계에너지의 향후 전망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최근 UN환경특별총회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억제에 대해 각국의 전문가들은 태양열(호주·중국), 풍력(덴마크)을 활용하고 있다. 당분간은 국제 에너지가의 안정이 예견되고 있는 현재 에너지 소비선진국, 즉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사회건설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적절한 에너지 절감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잃지 않아야겠다. 그러나 제5의 에너지는 절약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국민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에너지절약을 몸소 실천하는 자세가 절대 필요하다하겠다. □약력 ▲44년 경남 고성 출생 ▲경상대 농과 ▲호텔신라부총지배인 ▲제주신라총지배인 ▲중앙개발 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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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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