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연구비 수당 등 곳곳 거품/“전면 구조개혁 시급” 여론 비등/내년 입학비 3백만원 육박「IMF 한파」로 악화일로에 있는 가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들도 구조조정을 통해 등록금 인하 등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IMF 한파로 실업자는 급증하고 상여금 반환, 감봉이 잇따르는 반면 세금과 물가가 올라 등록금을 부담해야할 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임에따라 대학들도 등록금 동결차원을 넘어 인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려대, 숙명여대, 동아대 등 11∼12개의 사립대학이 98년도 등록금을 잇따라 동결했으며 국립대들도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수업료와 입학금을 이미 동결했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학부모들은 대학들의 이같은 등록금과 입학금 동결조치가 IMF시대의 위기극복 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S대 특차에 합격한 이모군(19)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게 돼 너무 기쁘지만 아버님이 다니는 회사가 임금을 25%가량 줄이기로 한 데다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걱정』이라며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위기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명문사립대에 입학한 신입생을 둔 학부모 강모씨는 『아들이 그 어려운 관문을 뚫고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는 기쁨보다는 3백만원에 육박하는 입학금과 등록금을 낼 일이 더 걱정』이라며 『우리 대학들의 입학금과 등록금이 과연 적정 선에서 결정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이제는 IMF시대를 맞아 일반 기업들처럼 생존 차원의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뺀 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대학 등록금의 연 평균 인상률도 국립대 10.1%, 사립대 12.94%로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 4.94%를 크게 웃돌아 가계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성재 박사(한신대 교수)는 『대학에도 보직교수의 판공비와 수당, 연구비·전시행정 등 곳곳에 거품이 쌓여 있다』며 『IMF시대를 맞아 대학들도 전면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박사는 『판공비·수당 등 때문에 명예와 책임을 상징하는 보직이 마치 특권화해 이를 둘러싸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와함께 시설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하면 행정비용을 절반이상 줄여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또 『연구는 교수 본연의 업적이고 명예로서 선·후진국 어느나라도 연구비를 따로 지급하는 사례가 없다』며 『연구비가 수당화 돼 나눠먹기식으로 낭비되는 일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K대 예산담당 관계자는 『기자재 수입으로 환차손을 겪고 내년에는 휴학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대학은 직원증원을 철회하고 등록금도 동결시켰다』며 『국립대학은 몰라도 사립대 경영은 방만하지 않다』고 말했다.<오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