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6 서경 베스히트 상품] '감성' 호소하니 지갑 절로 열리네

가족愛 자극하고…추억 되살리고…여성 마음 사로잡고…


[2006 서경 베스트히트 상품] '감성' 호소하니 지갑 절로 열리네 가족愛 자극하고…추억 되살리고…여성 마음 사로잡고…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 ‘손가락 끝에 또 다른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소비자다. 손끝의 심장은 호감을 주는 사람을 향한다’ 광고회사인 이노션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구절이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고르는 손끝은 언뜻 생각하기에는 매우 합리적이고 실리적일 것 같지만 의외로 감성적이라는 의미가 이 글에는 담겨 있다. 손끝의 심장도 가슴의 심장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정이 좌우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나 마케팅도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해야 한다는 의미인 셈. 삼성경제연구소가 올봄 내놓은 보고서 ‘소비자의 브랜드 사랑-7가지 사랑의 유형’도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이 보고서는 브랜드 관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상위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평판에만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사랑의 영역으로까지 브랜드 관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것.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벌이는 광고 캠페인 ‘또 하나의 가족’이나 GS그룹의 ‘안아주세요’ 등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벌이는 구애형 광고의 일종으로 갈수록 더욱 직설적이고 과감한 경향을 띠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선정한 2006년 상반기 베스트히트상품에서도 감성 마케팅이 돋보였던 브랜드들이 대거 목록에 올라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LCD TV ‘보르도’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 붉은 포도주가 담긴 와인잔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전세계 프리미엄 소비자들의 감성을 사로잡은 것이 특징. LG전자의 에어컨 ‘휘센’은 이미 세계시장 판매량이 기능의 우수성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고 판단,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최고급 모델인 ‘오리엔탈 골드’에 전설 속의 길조라는 삼족오 문양을 새겨넣는가 하면 쿠르베의 ‘선셋’, 르느와르의 ‘로즈’ 같은 명화를 넣은 액자형 에어컨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LG전자의 ‘초콜릿폰’은 복잡한 기능은 과감하게 생략하는 대신 기존의 휴대폰과는 다른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제품명을 전면에 내세워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에 어필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웰빙음료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제품 출시 시점 당시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왕의 남자’의 히어로 이준기를 발빠르게 광고 모델로 캐스팅, 타깃 고객층인 10~20대 여성들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 서울우유의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우유’는 어린시절 대문앞에 배달되던 ‘병우유’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감성전략이 주효했다. 또 두산주류의 새 소주인 ‘처음처럼’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시인 ‘처음처럼’을 브랜드명으로 채택, 젊은층은 물론 대학 시절 신교수의 시를 한번쯤은 읽어봤음직한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태평양의 ‘아이오페 화이트젠 딥 화이트닝 인텐시브’도 한국 여성들이 미백 화장품을 고르기 위해 이것저것 써본 심리에 착안, 광고 모델이 “이번엔 안보이죠?”라는 자신감있는 태도로 미백효과를 강조해 하얀 피부를 원하는 여성들의 구매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아파트도 이제는 자체 브랜드의 이미지가 분양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소비자들, 특히 주부들 사이에 감성적인 선택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광토건의 아파트 브랜드인 하우스토리(Haustory)’는 독일어의 하우스(집)와 영어의 스토리를 합친 말로, 자연친화적인 아파트, 건축미학과 편리함을 갖춘 아파트를 짓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영조주택의 브랜드 ‘퀸덤(Queendom)’ 역시 ‘여왕을 꿈꾸는 여자들의 나라’ ‘여자들이 꿈꾸는 주거단지 여성 천국’ 등의 뜻을 담아 여성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대규모 단지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했다. 결국 브랜드가 소비자의 사랑을 얻는데 성공, 히트상품의 반열에 오르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이 더한층 요구된다는 얘기다. 브랜드는 무조건 많이 알린다고, 무조건 많이 판다고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를 키우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술과 비즈니스가 결합된 한편의 이야기나 드라마적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지적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입력시간 : 2006/05/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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