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아더앤더슨, 김재록 발탁 왜?

구조조정 컨설팅 독식 위해 정치권에 선닿는 인물 노려

전세계적으로 ‘빅 5’에 꼽힐 만큼 잘 나갔던 아더앤더슨이 회계사 자격증도 없고 학력도 불투명한 김재록(사진)씨를 부회장으로 발탁한 배경은 무엇일까. 아더앤더슨은 지난 2001년 말 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파산하기는 했지만 84개국 385개 지사에서 7만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유수의 컨설팅 회사였다. 미국이 80년대 후반 저축대부조합(S&L) 위기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정리회수공사(RTC)의 용역을 따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단순한 회계감사로는 부가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아더앤더슨은 이후 구조조정 컨설팅 업무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 같은 경험은 한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그대로 먹혀들었다. 자산관리공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구조조정 능력이 있는 곳이 필요했는데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나 언스트영(E&Y)은 회계감사에 치중한 반면 아더앤더슨이 회계에 컨설팅을 붙여 공격적으로 영업을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문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선이 닿는 사람만 구하면 각종 사업을 독식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브랜드 밸류가 있는 사람을 컨설팅 회사에서 스카우트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라며 “아더앤더슨 입장에서는 DJ 대선캠프에서 활약했던 김재록씨가 최적의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정부 관료는 “눈으로 보여줄 제품이 없는 컨설팅업의 특성상 어느 나라를 가든지 마케팅을 하기 위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고 말했다. 결국 김재록 게이트는 컨설팅 회사와 인맥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인 셈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