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관계에도 봄은 찾아오는가.’ 현대자동차 노조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노조사상 첫 3선 위원장을 탄생시켰다. 현대차 노조는 15일 전체 4만3,471명의 조합원 중 3만8,369명이 투표에 참여, 이 가운데 1만9,540표(득표율 50.93%)를 얻은 이상욱(43) 후보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산별 금속노조로 전환한 현대차 노조는 이번 위원장 선거를 계기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로 명칭과 조직ㆍ체제 등이 바뀌게 돼 이 위원장은 초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으로서 현대차 노조를 이끌게 됐다. 3선 위원장 탄생과 산별노조 초대 집행부 출범을 계기로 현대차 노사관계의 향방이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상욱 지부장은 지난 9대(2000년)와 11대(2004~2005년)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거쳐 이번에 사상 첫 3선 위원장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 지부장은 앞서 2번의 노조위원장 재임 당시 무파업(2000년)을 이끌거나 역대 노조사상 가장 낮은 파업손실(2004년)을 기록했다. 강성 현장 제조직인 ‘민투위’의 수장 격이지만 강력한 조직 장악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전개, 위기에 빠진 현대차 노사 모두에게 가장 적절한 카드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이 지부장은 2004년 임단협 당시 단 5일간의 파업만으로도 역대 임단협 사상 가장 높은 임금인상액 등을 노조원들에게 돌려줬고 반면 회사 측은 역대 노조파업 중 가장 낮은 2,600억원의 생산손실을 입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박유기 위원장 재임 당시 무려 1조원에 달하는 파업손실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이 지부장 당선을 계기로 현대차 노사관계가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득표율 47.98%로 아깝게 탈락한 중도 보수파인 홍성봉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띈다. 중도 보수성향의 6개 현장조직이 공동으로 내세운 홍 후보의 선전은 앞으로 현대차 노조에 본격적인 중도 보수성향 집행부가 등장하는 시기를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변화기조는 올해 첫 출범하는 ‘산별노조’의 향방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금속노조 산하 지부 형태로 변경된 현대차 노조의 교섭권은 상급단체가 쥐고 있다. 여기다 파업주도권 역시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행사할 것이 분명해 현대차지부 차원에서 얼마만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가 현대차 노사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간 현대차 노사모두가 겹파업과 이중교섭의 폐해로 최악의 한해를 보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