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도 '청약 0' 발생, 인기단지로 쏠림현상 심화
■ 청약가점·분양가상한제 시행 한달실수요자들 청약가점 높이려 중소형아파트 전·월세 선호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지 한달 가까이 되면서 서울 강남에서도 ‘청약 제로’ 단지가 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가 높은 강남아파트나 지방 아파트에서 청약률 ‘제로’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인기 단지에는 청약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실수요자들은 청약가점을 높여 저렴한 인기 택지지구 등에 들어가기 위해 중소형 전세만을 찾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청약 0순위 지역으로 꼽히던 강남에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청약 ‘제로’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9월 말 청약을 끝낸 서초동 L 주상복합의 경우 50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단 2명이 청약했다. 그나마 이들도 계약 포기의사를 밝혀 사실상 계약률 ‘0’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강남에서 파격적인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를 내걸었지만 규모가 작은데다 3.3㎡당 2,700만~2,800만원(총 11억2,500만∼14억원)이라는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가 이렇게까지 외면받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지방은 참담한 수준이다. 최근 분양한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 KCC 스위첸 아파트는 367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달 분양한 대구 ‘신천청아람’(43가구) 아파트도 단 1명만 청약했다. 바로 입주할 수 있는 미분양 새 아파트가 주변에 널려 있는 게 주요인이다.
청약 양극화 속에서 실수요자들은 가점을 더 쌓기 위해 중소형 전세살이를 선택하고 있어 비인기 지역에 대한 외면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을 비롯한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와 주상복합조차도 입주한파에 이어 청약한파까지 몰아치고 있다”며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ㆍ전매제한 등으로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09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