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기업, 외자유치 이어지지만 금리 너무 높게 빌린다

농협등 220bp 이상으로 가산금리 붙여 채권 발행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회사들에 외화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의 외자유치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의 재정 위기 등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내년에도 정권말 위기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자유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금리가 워낙 높아 썩 반갑지만은 않은 것도 현실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이날 새벽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마무리지었다. 무려 4개월 가까이 이어져오다 미국 부채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해외 채권을 발행하게 된 셈이다. 만기는 5년6개월이고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 5년 만기 수익률에 228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210개가 넘는 해외 금융회사에서 34억달러가 모였다. 농협은 이번에 들어온 자금으로 기존 만기채권을 상환할 예정이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려오는 수준을 보면 농협처럼 220bp 안팎의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다. 앞서 한국남동발전은 지난달 22일 만기 5년6개월의 해외채권을 미국 국채 5년물 수익률에 225bp를 더한 수준에서 발행했다. 규모는 3억달러였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8일 3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미국 국채에 208bp를 가산해 찍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이후 이탈리아 재정위기설이 불거지면서 급격하게 발행비용이 늘어났다"며 "현재로서는 가산금리를 220bp 정도는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관계자는 "이탈리아 재정위기와 미국 부채 협상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 국가의 부도 가능성을 뜻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유사시에 대비한 외화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금융권에 주문했으며 은행들은 이에 따라 비상시에 동원 가능한 이른바 커미티드 라인(Committed Line)을 줄지어 설정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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