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병원가 벤처 열풍

서울대 '버추얼엠디'등 올들어 10곳 넘어보수적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학병원들이 벤처회사를 직접 설립하거나 기존의 벤처회사와 사업제휴를 하는 등 대학병원가에 '벤처 붐'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해 7월 의약분업 시행 이후 대학병원들의 수익구조에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 병원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약값 마진이 없어지면서 새로운 생존법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의료정보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함이다. 벤처회사들 또한 대학병원의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병원과 벤처 간에'윈- 윈(win-win)관계'가 성립된 것. 먼저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 의료용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지호스피탈(대표ㆍ 서정욱 임상병리과 교수)을 설립한 것을 시작, 올 1월에는 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이 보유한 방대한 의학정보를 인터넷 상에서 제공하는 버추얼엠디(대표ㆍ김석화 소아성형외과 교수)를 설립했다. 이어 지난 2월 출범한 이지케어텍(대표ㆍ성상철 정형외과 교수)은 의료분야의 시스템통합(SI) 시스템경영(SM) 응용프로그램공급(ASP) 사업을 벌여 병원에 고품질 저비용의 표준화된 의료시스템을 제공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이수화학과 공동으로 지난 3월 바이오벤처인 페타젠(대표ㆍ 최창훈)을 설립,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질병진단 기술과 신약 개발에 나섰다. 자본금 30억원의 75%를 이수화학이 나머지 30%를 세브란스병원이 출자해 설립한 페타젠은 암을 비롯한 주요 성인병을 환자의 유전자 정보에 따라 가장 적합하게 치료할 수 있는 맞춤의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달 4일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진메딕(대표ㆍ박찬국)과'고형암의 전이ㆍ재발 위험도를 예측하는 유전자적 진단기법'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진메딕으로부터 오는 2006년까지 5년간 모두 3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 받는다. 두 기관이 공동 개발키로 한 진단기법은 1차 암 치료 후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현상을 미리 예측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치료'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기술이 개발될 경우 암 치료와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삼성병원은 의료용품 공동구매 회사인 케어캠프닷컴(대표ㆍ이형남)과 재택건강관리 가 설립 목적인 365홈케어닷컴(대표ㆍ주연훈) 그리고 암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휴메딕닷컴과 제휴, 공동사업을 전개하고있다. 울산대 서울중앙병원이 출자해 지난 해 7월 설립된 ㈜메디포유(대표ㆍ이경수)는 의료용품전자상거래 벤처. 이외에 명의(名醫) 초청 사이버 강좌, 전문의 온라인 상담 전문의를 위한 진료과목별 세미나 등 의료교육 정보를 제공한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은 지난 3월 여성의학 포털 사이트 구축을 목표로 하는 벤처기업 '차 케어스'(대표ㆍ정형민)를 설립했다. 산부인과와 여성의학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의의 동영상 이메일 상담 등 차별화된 의료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산모유아 관련 용품은 오프라인 매장인 '예스 마미'에서 판매한다. 이 밖에 차병원에서는 복제연구를 하는 차바이오텍, 대체의학관련식품을 개발하고있는 알바이오메드 등 3개의 벤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벤처 붐에 대해 차케어스의 정형민 사장은 "대학병원들이 급변하는 의료산업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벤처창업 열풍은 중소병원으로까지 번져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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