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신행정수도 이전을 전제로 예상되던 공공공사 발주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종철 한국주택협회 부회장은 "행정수도 건설 발주는 2~3년 내에 물량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7~8년 후 발주될 물량이었기 때문에 당장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주 측면에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이전의 호재를 업고 분양 중인 충청권 일대 아파트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의 고위관계자는 "신행정수도가 예정대로 건설될 경우 발주물량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없던 일이 돼버렸다"며 "당장 충청권에서 미리 분양을 준비해둔 여러 건설사들은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는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경제살리기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에 대해 재계가 나서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재계는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지지하고 있으나 수도이전이 아니라도 방법은 많은 만큼 (정부가) 다양한 해법을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7월 강신호 회장이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고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은 수도이전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 공식논평 자제 속에서도 헌재 결정에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박용성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를 새로운 행정수도로 옮길 의향이 있다”며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힘을 실어줬던 대한상의는 헌재 결정에 함구했다.
삼성ㆍ현대차 등 주요기업들도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 결정에 대해 정치적 사안이므로 논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민간기업이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고,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헌재의 결정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 뭐라 말하기는 곤란하다. 수도이전과 무관하게 기업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헌재의 이번 결정은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국론분열로 인한 국력낭비 등 부작용을 조기에 최소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앞으로 경제회복에 전념하고 기업인들도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