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단위형신탁 수익률 부진

은행권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단위형신탁상품이 대거 시판당시의 기준가격을 밑도는 등 부실화되고 있다. 주식편입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형 상품중 무려 40%가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고객이 돈을 넣은뒤 원금을 마이너스 폭만큼 까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위형신탁이 이처럼 출시 2개월도 안돼 대거 부실로 전락함에 따라 은행의 공신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25일 국내 주요 은행들의 단위형신탁 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은행의 연 수익률(배당률)이 지난 24일 현재 주식편입비율이 30%까지 가능한 「성장형」 상품에서 최고 마이너스 17.2%(한빛 성장2호)를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주요 7개 은행의 35개 성장형 상품중 14개 상품의 기준가격이 애초 시판시점의 기준가격(1,000원)을 밑돌아, 마이너스 배당률을 기록중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성장형 6개)·조흥은행(5개)이 3개 상품에서 마이너스 배당률을 기록, 극심한 부진을 드러냈다. 단위형 출시 한달째인 지난 13일 기준가격에서 연 배당률 60%를 넘었던 신한은행의 성장1호도 24일에는 20.47%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은행권이 중점 육성 품목으로 내세웠던 「1호 상품」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권의 단위형 신탁은 출시일이 늦을수록 배당률도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단위형신탁을 가장 잘 운용하는 것으로 평가됐던 신한은행은 주력인 1호 상품 배당률은 20%를 넘었으나 3호와 4호는 -6.27%, -12.37%를 각각 기록, 낙폭이 가장 큰 은행으로 전락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성장형 1호상품에서 지난 21일자로 신한은행을 앞지르며, 1위로 등극한데 이어 전체 성장형 상품중에서도 5호만이 -2.01%를 기록, 그나마 우량한 수준을 나타냈다. 성장형외에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안정형」에서도 일부 은행은 마이너스를 기록, 단위형신탁의 운용부진이 전 상품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위형신탁이 이처럼 애초 기준가격을 밑돌고 있는 것은 주가 하락에다 금리상승으로 채권운용에서도 대규모 매매손을 기록중이기 때문. 결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상승이 없는한 고객들의 피해도 누증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위형신탁 고객들은 대부분 금리하락에 따라 은행 정기상품에서 이탈한후 주식시장에 들어가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은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은행들도 신탁계정의 이탈현상이 계속되자 투신사 등과의 경쟁을 위해 올초부터 단위형신탁의 허용을 감독당국에 꾸준히 요구, 지난 4월13일부터 이 상품을 취급해왔다. 이후 출시초기에는 주가급등으로 수익률이 한때 100%를 웃도는 등 은행의 「효자상품」으로 각광받았으나, 수익률이 이처럼 대거 밑바닥을 헤맴에 따라 이제는 최대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뮤추얼펀드 등과의 경쟁을 지나치게 고려, 무리한 운용을 한 케이스가 적지 않았다』며 고객들도 지나친 맹신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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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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