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경제전망] 전문가 진단

『신3저가 희망적 조짐이긴 하나 대외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이 성공할 경우 내년 2·4분기에 경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경기회복을 실감할수도 있을 것이다』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경기 사이클이 L자형으로 장기고착화될 수도 있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과 학계와 민·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전망에 대해서 대체로 이 세가지 부분에서 견해를 같이했다. 대외여건이나 내부 여건이 모두 불투명하기 때문에 내년 경기를 단정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외경제여건과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의 성패에 따라서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우리경제의 회복추세를 볼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결국 우리 힘으로 불가능한 대외 여건은 차치하고라도 국내부문에서 구조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만 내년에 명목적이나마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부문의 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는 조심스런 낙관론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김대유(金大猷) 재경부 종합정책과장 = 이 시점에서는 대외 여건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완료하고 내년초에 신용경색이 완화되면 경기는 내년 중 저점을 치고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정부의 전망은 정책 의지이자 기대이다. 최근 대외여건을 낙관적으로는 보지 않지만 비관적으로도 보지 않는다. 최근의 주목할 만한 것은 실업률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리, 환율, 원자재가격 하락 등 신 3저가 지속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한다. 결국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이를 현장에서 얼마나 관행으로 정착시키느가 내년 경기회복의 열쇠다. ◇김석동(金錫東) 재경부 경제분석과장 = 한번 위축된 소비는 급격히 호전되기는 힘들다. 제조업 가동률이 낮아 기업들이 설비투자증설에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국제교역시장에서는 두가지 신호가 엇갈려 들어오고 있다. 한때 공황까지 거론되던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세계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 등 공조노력에 나서고 있어 일단 더 이상 심각한 국면까지는 치닫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도국들에 자금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온기운(溫基云)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지표상 내년 2·4분기가 경기저점이 될 것이다.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돼 신용경색이 풀릴 것이고 9월이후의 재정확대책, 수요자금융 지원 등 경기부양효과가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 3저는 지속성 여부를 떠나서 우리경제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엔화 강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의 신 3저는 80년대 후반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들은 내년 하반기나 2000년 초에나 경기회복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의 시각도 상당히 나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정문건(丁文建)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 우리 상품의 65%가 외국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고 있기때문에 엔고로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수출부진은 수요가 위축하고 있기때문이다. 예전과 같은 급격한 수출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많은 외국사람들도 경기순환적인 측면에 볼때 경기저점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늦어지면서 저점이 점이 아니고 선이 돼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금융, 기업구조조정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의 속도의 함수다. 메릴린치 등 일부 외국 투자기관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고 했지만 S&P 등 신용평가기관들은 현재로서는 우리의 신용등급을 높일 의사가 없는 등 밖에서 들어오는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 ◇신후식(申厚植) 대우경제연구소연구위원 =신3저의 핵심은 급작스런 엔고다. 그러나 일본기업이 과거 달러당 70엔대 까지 가더라도 가격을 올리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원유, 원자재 가격이 20%, 기타원자재 가격이 40% 떨어졌지만 이 또한 올초부터 있어왔던 현상이다. 국제 금리도 0.5%포인트 떨어졌지만 과거 3저시대에 (8%에서 5%로 떨어졌었다)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 따라서 내년 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전망은 수정하기 힘들다. 최근의 환경변화는 대세를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다. 특히 올해 아시아권의 교역량이 급격히 준데 이어 내년에는 선진국들의 교역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심상달(沈相達)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총괄팀장= 신 3저는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 다만 IMF사태후 희망을 가질만한 첫번째 소식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구조조정을 이제는 끝마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멀었다. 구조조정을 마치고 외환위기가 끝나면 잠재적 부실을 없애야 한다.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고 이와관련한 절차도 마련되야 한다. 그래서 KDI는 패스트트랙을 통한 회사정리를 주장했었다. 재정자금확보와 적자재정의 고착화를 막기위해서는 재정개혁을 해야 한다. 경기저점은 내년 상반기중 올 것이다. 그러나 저점이 언제냐는 그렇게 중요치 않다. 결국 내년 성장률 2%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만 4%성장을 해야한다. 이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마무리된다는 전제아래서다. ◇김광두(金廣斗) 서강대학교 경상대학장 = 내년이 올해처럼 마이너스 6%정도는 아니지만 마이너스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플러스 성장을 전망하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완료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벌써 10월 말이다. 눈에 띄는 퇴출이 없이 망할 기업들을 여전히 붙잡고 있다. 경기저점은 결국 구조조정의 내용이 연말쯤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달려있다. 신 3저를 일시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 3저가 장기간 진행된다면 우리 경제회복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외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공황과 같은 사태는 없을 것이다. ◇이종원(李宗源)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되더라도 금융권의 신용경색은 상당기간 갈 것이다. 정부가 재정수단을 동원, 보다 직접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 대외여건은 9월말부터 나아진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좀더 지켜봐야 한다. 결국은 내년 상반기를 고비로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강한 회복이냐는 판단하기 힘들다. L자형 혹은 L형에서 조금 더 고개드는 정도일 것이다. ◇이수희(李壽熙)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현 시점에서 저점논쟁은 의미가 없다. 지표상으로는 어쩌면 올 4.4분기부터는 전년 동기대비 플러스로 돌아설 도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하반기에, 잠재성장률을 회복하는 것은 2000년 말쯤에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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