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10%포인트 오른 3.68%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년물, 30년물 모두 전 거래일보다 각각 0.13%포인트, 0.11%포인트 급등한 3.85%, 3.92%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화 정책도 투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는 전날 "7월 장기채 발행물량을 축소해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동성을 줄여 장기채 금리 급등세를 막아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이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선물 매물을 쏟아내면서 금리는 고삐 풀린 듯 치솟았다. 이날 국채선물 10년물 9월물은 전 거래일 보다 95틱 내린 110.5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07계약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장기물을 중심으로 연일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며 "여기에 반기결산을 앞두고 롱포지션을 청산하는 기관들의 손절성 매물까지 가세하면서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 불안감은 국채 입찰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열린 7,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20년물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11%에 그쳤다. 발행물량 7,000억원이 연 3.825%에 다 소화되기는 했지만 이번 응찰률은 지난달(47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다 2009년 12월 193.29% 이후 3년반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 축소 정책이 채권시장 불안감을 단기간에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한욱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채 시장의 최대 변수는 경제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 상황"이라며 "국채 공급 물량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워낙 강한데다 미국 국채 금리마저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국채 금리 상승 흐름이 꺾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