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백두산 화산 폭발땐 남한도 화산재 영향권"

■기상청, 시나리오 발표<br> 미세먼지 농도 강해지고 항공기 운항 차질 가능성<br>직접 영향 北·中에 한정… 겨울철 분화땐 日도 피해


10세기 어느 겨울 백두산 화산이 폭발했다. 엄청난 속도의 화산분출물은 그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동해를 건넌 화산재는 일본 아오모리와 홋카이도까지 날아갔다. 일부 학자들은 발해 멸망의 원인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을 꼽고 있다. 1,000년 전과 같은 규모의 폭발이 다시 한번 백두산에서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가 5일 발표한 '백두산 화산 분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남한은 미세먼지 농도가 강해지는 등의 간접적인 영향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영향은 북한과 중국에 한정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백두산이 화산폭발지수(VEI) 7규모로 재분화할 경우 화산분출물은 용암류가 최대 15㎞ 반경, 화성쇄설류 60㎞ 반경, 이류 180㎞ 이상, 암설류가 100㎞ 이내로 주로 북한과 중국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폭발 시 한반도 주변으로 북풍이나 북동풍이 발달하는 기상조건이 형성될 경우에는 남한 지역이 화산재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화성쇄설류는 화산 분화 시 마그마로부터 만들어진 암석 파편이 고체 상태로 뿜어져 나온 분출물이다. 이류와 암설류는 각각 고온화산재와 암석 파편이 홍수에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 분화 시 분출되는 분출물의 양, 분출 기둥의 높이 등으로 화산의 폭발성을 결정하는 지수다. 화산폭발지수를 2로 가정하면 남한에는 황사주의보·경보 발령 수준(400~800 ㎍/m3)의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화산재가 9㎞ 이상의 상공으로 확산되면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폭발지수가 7일 경우 남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밀 연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10세기 초 발해 멸망 당시의 백두산 화산폭발지수가 7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백두산이 이 정도 수준으로 재폭발한다면 시나리오 결과보다 훨씬 강한 미세먼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북한 등지에서 남한 면적의 7배인 70만㎦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20억톤의 물이 고여 있는 천지가 터져 백두산 일대에 큰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화산재의 이동경로는 폭발 발생 시의 대기조건이나 기상환경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이 힘들다"고 전제한 뒤 "10세기 때와 마찬가지로 겨울에 폭발이 일어날 경우 화산재는 일본까지 날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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