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强위안 시대' 13억이 뛴다] <4> 새롭게 태어나는 실크로드

서부개발 대장정…사막에 마천루 솟다<br>'아름다운 목장'서 동부못잖은 첨단도시 탈바꿈<br>50년간 1조弗투입 '팍스 시니카' 종착지 구상



중국 서부도시인 란저우(蘭州) 고신기술개발구에서 소프트웨어개발을 담당하는 류더원(柳德文ㆍ38). 그가 3년전 동부의 다롄(大連)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월 7,800위안’의 파격적인 대우로 지금의 란저우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만해도 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고민이 컸다. “사막에 둘러싸인 란저우에서 맥도날드와 월마트에 익숙한 아이들이 양고기 요리와 이민족에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 막막했어요. 애들 교육문제도 걱정이었지요.” 3년이 지난 지금 그의 생각은 그때와 완연히 달라졌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막 속의 도시’가 지닐 수 밖에 없는 지정학적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여겼던 란저우가 급속히 현대화된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 “이젠 떠나지는 않을 겁니다. 앞으로 5년 뒤를 보십시오. 란저우는 동부 어느 도시 못지 않은 첨단도시로 탈바꿈해 있을 겁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서부대개발의 거대한 물결이 실크로드를 타고 ‘발전의 씨앗’을 빠르게 퍼뜨리고 있다. ◇사막에서 솟은 마천루= 서부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는 곳은 타클라마칸 사막의 도시 우루무치(烏魯木齊). 사람들이 ‘아름다운 목장’(위구르어로 우루무치의 뜻) 정도로만 알았던 이 곳은 이제 성장의 신천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최근 개설된 대한항공의 인천~우루무치 항공편으로 이 곳을 다녀온 한경필(43ㆍ무역업)씨는 “우루무치 공항에 내리면 사막 한가운데 솟은 마천루, 정돈된 도로, 2km에 걸쳐 늘어선 시장 등 3가지에 놀라게 된다”며 “관광객들도 중국인들도 이제 더 이상 우루무치를 ‘아름다운 목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서부대개발의 해당지역은 산시(陝西), 간쑤(甘肅), 칭하이(靑海), 닝샤(寧夏), 구이저우(貴州), 충칭(重慶), 쓰촨(四川), 윈난(雲南), 시창(西藏), 신장(新疆), 네이멍구(內蒙古), 광시장쭈(廣西壯族)등 9개성과 3개 자치구이다. 이들 지역은 중국 국토의 71.4%를 차지하지만 GDP는 17.5%에 불과하다. 주민 1인당 소득도 동부지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낙후된 지역이다. 중국당국은 3단계 ‘서부지역민 부자만들기’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1단계인 2010년까지는 외자유치 등을 통해 성장기반을 다지고, 2단계 2020년까지는 연소득 3,000달러 수준의 샤오캉(小康)건설하고, 마지막으로 205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1만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1단계가 진행중인 서부대개발은 모두 60개 프로젝트중 23개 프로젝트가 지난해 말 전면 또는 부문 완료됐다. 신장 타리무(塔里木) 분지의 천연가스를 10개의 성, 자치구, 직할시를 거쳐 상하이까지 공급하는 전체 길이 약 4,000㎞의 시치둥수(西氣東輸) 프로젝트가 완성됐고 황허, 양쯔강, 산샤댐 등 대형 수력ㆍ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남ㆍ중ㆍ북 3개 전송망으로 나눠 화남ㆍ화동ㆍ화서지역으로 수송하는 프로젝트인 시뎬둥쑹(西電東送)도 진행 중이다. 또 1,925㎞에 달하는 칭하이-티베트 간 철도건설인 칭창(靑藏)철도 프로젝트도 약 95%의 공정률을 보이며 올해 말 개통될 예정이다. 오는 2050년까지 8조위안을 투자해 황폐한 농경지를 산림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칭하이성에서 간쑤성으로 통하는 도로 주변 야산에는 스프링쿨러가 물을 뿜어내며 녹지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팍스 시니카’ 프로젝트의 종착지= 서부대개발은 50년간 한국의 5년치 예산을 웃도는 1조달러(1,052조원)을 투입해 낙후된 서부를 동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중국정부의 원대한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는 동서간 균형발전을, 외부적으로는 중국내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인 서부지역을 중화경제권의 병참기지로 만들어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에 버금가는 팍스 시니카를 만들겠다는 21세기 세계 최대 프로젝트이다. 서부대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99년 장쩌민(江澤民) 총서기의 제의와 2000년 3월 전인대에서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서부대개발계획 발표 이후이다. 당시 주 총리는 경제발전과 함께 대부분 소수민족 거주지역인 서부를 개발해 중국전체의 정치사회적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현재 국무원 산하 서부지역개발영도소조판공실을 설치, 국가발전개혁위 주임이 판공실 주임을 겸직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의지는 단호하다. 지난해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투자비용 ▦난개발 가능성 ▦시기상조론 등을 서부대개발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자 중국정부는 11월 광시장쭈자치구의 성도인 닝샤에서 ‘2004 중국 서부포럼’을 개최 이에 대한 긴급진화에 나섰다. 이 포럼에서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는 “중국 서부대개발 프로젝트는 후퇴는 결코 없고 오로지 전진만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서부지역 개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특별취재팀=고진갑 팀장(베이징 특파원)·문성진차장·김현수·한영일·현箚旅ㅐ結Ъ괌ㅁ翁눙瘦袖?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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