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바이오벤처 세계진출위해 정부지원 육성시급

獨 '바이오테크니카 2001'로 본 한국위상바이오 벤처기업이 '국내용'이라는 딱지를 떼고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노력과 관련산업의 동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바이오테크니카 2001'은 국내 바이오 산업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를 고스란히 노출한 자리. 독일과 영국ㆍ미국ㆍ네덜란드 등 29개국 1,000여 업체와 연구소가 참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생명공학 전시회로 자리잡은 이번 전시회에는 다양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선보였다. '홈구장'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듯 독일 업체들은 주(洲)별로 부스를 따로 마련, 세과시에 여념이 없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까지 팔을 걷어부치고 향토 기업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에 질세라 영국ㆍ네덜란드에서 국경을 넘어온 기업들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파인PCR이라는 업체만이 전시관 한 구석의 부스를 쓸쓸히 지키고 있었다. 이 회사 배석규 사장은 "한국업체들은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유럽 시장 진출 자체를 꺼리기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 바이오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유럽판매인증'(CE)을 따내야 한다. 하지만 관련 서류 준비 작업도 복잡하고 인증에 걸리는 시간도 1년이 넘는다. 배 사장은 "CE는 사실상의 무역장벽"이라고 말한다. 한국 바이오 벤처기업은 인증문제와 부품 수급상의 차질로 국내 업체들은 바이오 관련 황금시장 중 하나로 부상한 유럽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 생명공학 관련 벤처기업과 기술수준이 선진기업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것을 의 의미하기도 한다. 아직은 '국내용'이라는 것. 특히 독일은 물론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각국의 업체와 연구소는 정부와 지자체의 열성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은 이들 나라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했다. 중소기업청이 CE를 획득하려는 기업에 경비의 50%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한국의 바이오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품 등 관련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 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인증을 따내도 수출로 얻을 수 있는 마진은 매우 작다고 설명한다. 부품 역시 인증을 받은 것만 허용되지만 LG전선 등 국내 인증업체의 제품 공급가가 너무 높다. 때문에 타이완이나 스위스 등에서 값싼 부품을 사다 쓰지만 품질과 판매방식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들은 국산보다 품질이 낮은데다 그나마 도매로 대량 구매하도록 강요한다는 것. 배 사장은 "바이오 벤처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국산 부품을 공동구매나 소매로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등 외국 부품 업체를 국내 공단에 입주시키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이도희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해외 수준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를 상품화하고 마케팅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손발을 잘 맞춘다면 바이오 강국 코리아의 미래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사리 인증을 따내 전시회에 참여했던 파인PCR이 독일ㆍ핀란드ㆍ프랑스 소재 6~7곳의 업체에 제품을 공급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하노버(독일)=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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