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고 교류를 시작한 지 21년째다. 그동안 중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교역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 다만 최근 교역추세는 정체상태로 이는 가공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중국에서 조립 후 완제품을 타국가에 수출하는 가공무역 방식인데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중국의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한중 교역량도 같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가공무역 정체에 중국 내수시장 부각
따라서 한중 간 교역구조를 더욱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수출품목을 최종 소비재와 서비스 등으로 다양화하고 중국 내수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요구된다. 특히 우리 중소ㆍ중견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6월27~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71명의 한국 경제인 대표들과 함께했다. 중국과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사절단 수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중국에 대한 우리 기업인들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특히 거의 과반에 달하는 33명의 중소ㆍ중견기업인들이 참여해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진출의지를 보여줬다.
이번 방중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우리 기업들에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필자는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중국 상무부 부장과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하고 양 부처 간 구체적인 협력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정기적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또한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위한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우리 중소기업의 내수시장 진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며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2015년까지 교역 규모 3,0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방정부와의 협의채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미 산업부는 이번에 박 대통령의 두 번째 방문 지역이자 중국의 심장부에 위치한 산시성(陝西省)과 지난해에 경제무역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부 간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방중기간 동안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우리 중소ㆍ중견기업의 경쟁력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의료기업체 H사는 꾸준한 연구개발(R&D)를 통해 기술력을 높여 품질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고 중국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고 생활용품업체인 L사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밀폐용기 분야에서 중국 1등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많은 우리 기업들이 훌륭하게 현지에 정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변화하는 중국시장에도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다.
FTA 적극 활용해 시장선점 힘써야
중국기업들의 한국기업과 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우리 중소ㆍ중견기업들의 우수한 상품이 중국의 유통기업에 입점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유통기업 내수시장 개척 상담회'에는 130여개 중국기업들이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뤘고 한국의 기술 강소기업과 중국의 신흥글로벌 기업 간 밸류체인 구축을 지원하는 '글로벌 파트너링(GP) 차이나'에는 화웨이ㆍ하이얼 등 중국 굴지의 기업들이 우리 기업과의 기술협력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은 13억명의 인구를 가진 매력적인 소비시장이다. 마침 중국정부도 낙후 지역에 대한 도시화,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통해 민생개선과 소비진작 의지를 보이고 있으니 앞으로 중국의 내수시장 전망은 더 밝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극 동참해 활발하게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이로 인해 우수한 청년인력들의 해외일자리 창출에도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